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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개·변기 균이 비슷?… 일상서 만나는 미생물의 세계

입력 : 2018-01-13 03:00:00 수정 : 2018-01-12 20: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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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군 유전체는 내몸을 어떻게 바꾸는가
롭 드살레·수전 L. 퍼킨스 지음/김소정 옮김/갈매나무/1만7000원
미생물군 유전체는 내몸을 어떻게 바꾸는가/롭 드살레·수전 L. 퍼킨스 지음/김소정 옮김/갈매나무/1만7000원


인간과 미생물군 유전체가 맺고 있는 현상을 풀이한 책이다.

현대과학이 지난 10여년간 밝힌 중요한 발견 중 하나인 미생물군유전체에 대해 설명한다. 미생물군이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다방면으로 추적하면서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소개한다.

저자들에 따르면 역동적인 인간의 신체는 수많은 미생물과 함께 살고 있다. 우리 몸은 건조한 경우 서늘한 미생물 서식지가 되는가 하면, 땀을 흘리고 나면 축축한 곳에 사는 박테리아를 위한 환경으로 변한다. 인간 몸은 다양한 유기체가 서식하는 터전으로 능숙하게 변신한다. 이렇게 인간은 미생물과 쉴 새 없이 영향을 주고받는다. 인간은 누구나 미생물을 접촉하고 흡입하며 때로는 떨쳐낸다. 그것도 하루 종일 순간순간 말이다.

집이나 직장, 지하철 등에 서식하는 미생물 군집에 대한 얘기는 흥미롭다. 매일 밤 배고 자는 베갯잇과 화장실 변기에서 미생물 상태가 유사하다는 점, 사무실에서 의자와 전화기에서 가장 많은 박테리아가 발견된다는 사실, 전차 내부 표면에서는 사람의 배설물에서 주로 발견되는 장구균이 많이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 등은 놀랍다.

저자들은 우리 몸이 얼마나 다양한 경로로 미생물을 접촉하고 받아들이는지에 대해 위트를 곁들여 전달한다. 몸을 부딪치며 격렬한 운동경기를 하는 선수들은 서로 미생물군유전체 분포 상태가 비슷해진다. 10초 동안 키스를 하는 남녀 간에 평균 8000만 개체가 넘는 박테리아가 이동한다.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아기의 경우, 엄마의 질에 있는 미생물군유전체와 닮은 미생물군유전체를 갖게 되는 데 비해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기의 몸에는 신체와 전혀 다른 공기 중 미생물군유전체가 존재한다. 항바이러스성 물질이 등장하고 미생물 게놈의 염기서열이 밝혀지며 다양한 미생물의 세계가 규명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우리 몸속 미생물군유전체를 규명하면, 인간이 태어나고 사랑하고 일하고 운동하는 모습도 어느 정도 설명해줄 수 있을 것이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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