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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전성기 갔나…"독일 미래엔 메르켈주의 없다"

입력 : 2018-01-12 10:56:14 수정 : 2018-01-12 10:5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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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여제'로까지 불린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또 총리가 되는 것은 확실하지만 당수 자리를 이르면 내년에 후배 정치인에게 넘기는 등 힘 빠진 권력을 행사하게 될 거라는 한 전문가의 진단이 나왔다.

미국 CNN 방송은 11일(현지시간) "독일의 미래: 메르켈주의(主義) 없는 메르켈" 제목 아래 독일 정치 전문가이자 저널리스트, 저술가인 미국인 학자 폴 호케너스의 분석문을 인터넷판에 게재했다.

이 글에 따르면 독일의 다수 기독민주당ㆍ기독사회당 연합과 소수 사회민주당이 대연정을 다시 한 번 꾸리려고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여러 불확실성이 따르기는 하지만 기민기사연합을 이끄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결국 또 총리를 맡을 거라는 한 가지는 분명하다.

하지만 메르켈 총리의 통치 스타일과 원칙에 장난처럼 붙여진 메르켈주의는 침식되어 메르켈이 다시 총리로 집권할 이번 "마지막" 4기는 종래 1∼3기 집권 때와 달리 약화할 것이다.

메르켈 총리는 우익포퓰리즘 정파를 포함한 야당뿐 아니라 현 대연정 내부, 그리고 심지어 당내에서조차 심한 공격을 받으며 이미 힘이 크게 빠졌다.

이런 상황에서 호케너스는 메르켈주의를 이념이 아니라 통치방식이라고 재차 규정하고 그 으뜸 특징으로 큰 그림의 정치 비전보다 이견과 분쟁의 최종 조정과 중재에 매달리는 걸 꼽았다.

절대 서두르지 않으며 여론을 살펴 신중하게 의사 결정을 하고 "(더 나은) 대안은 없다"라고 말하는 것도 메르켈 스타일로 짚었다.

지난 집권 기간 정적을 하나둘씩 무자비하게 제거한 메르켈에게 당내 후계자가 없고 여타 정파에서도 대적할 인물이 없는 현실도 메르켈주의의 요체로 지적했다.

호케너스는 그러나 2009, 2013년 총선 때와 달리 메르켈 자신뿐 아니라 이러한 메르켈주의는 더는 견고하지 않다고 평했다. 이는 작년 9월 총선에서 그가 이끄는 기민기사연합이 역대 최저 득표율에 그치고 외국인혐오 민족주의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무려 12.6%라는 큰 지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호케너스는 이에 앞서 기민기사연합과 자유민주당, 녹색당 간 차기 연정 협상이 깨진 것을 예로 들어 "메르켈주의의 오랜 마법이 명백히 사라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협상은 자민당이 정책 이견을 이유로 협상장을 박차고 나가면서 파탄 났는데, 메르켈의 권력이 전성기를 구가할 땐 상상할 수 없던 결과라는 평가가 많았던 게 사실이다.

호케너스는 메르켈 전성기가 이미 지나갔음을 이처럼 암시하고는 2019년 혹은 늦어도 2020년 당수직을 후배 정치인에게 넘길 것으로 내다봤다. 메르켈이 당수 직을 꿰찬 시기는 기민당이 정치비자금 추문으로 흔들리던 2000년이다.

또 메르켈이 지난 1기와 현 3기 대연정 시기에는 진보 의제를 흡수하여 사민당의 입지를 약화했다며 이를 메르켈주의의 또 다른 면모로 묘사하고, 사민당은 이를 경계하며 기민기사연합과의 정책적 차별을 강조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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