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단 선거제도 폐단 심각… 임기 중 반드시 개선”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 신년 기자회견서 의지 밝혀/“대화합·대탕평 조치도 시행”

“총무원장 선거를 직접 겪으면서 종단의 선거제도가 얼마나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지 실감했습니다. 종단의 최대 축제인 총무원장 선거가 당선이라는 목적을 위해 중상과 모략, 금권이 동원되는 참담한 상황이 현실입니다. 선거제도를 임기 중 반드시 개선할 것입니다.”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11일 서울 불교역사 문화기념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새해 구상을 설파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은 11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 설정 스님은 “총무원장 선거가 세속적 선거와 무엇이 다른가”라고 반문하면서 “선거제도를 개선하지 못한다면 한국불교에 희망이 없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설정 스님은 작년 10월 하순 열린 총무원장 선거 과정에서 학력 위조 또는 의처자 의혹 등 근거 없는 중상 모략으로 고심해왔다. 그는 “지금 이대로는 직선제도 간선제도 다 마찬가지”라며 “불교·사회 인사들과 무엇이 가장 불교다운 선거인지를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스님은 이어 “조계종 공동체의 화합과 불교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사부대중의 이해와 동의를 얻어 대화합, 대탕평의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대탕평 조치는 징계(제재)를 받은 승려의 복권 등이 폭넓게 포함된다. 멸빈(승적 박탈), 제적 등의 중징계를 받았던 승려들부터 고인이 된 승려까지 폭넓은 적용을 계획 중이다.

설정 스님은 “살다 보면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실수할 수 있다. 그렇다고 영원히 내치는 것도 옳지 않다”며 “과거 돌아가신 분들이라도 탕평에 포함을 시켜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에따라 조계종은 4월부터 탕평책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정승욱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