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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인격살인 수준 온라인 혐오 표현, 법적 규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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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1-04 21:09:20 수정 : 2018-01-04 21: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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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버릇 없이 키우는 부모를 가리키는 ‘맘충’, 남성우월주의사상을 가진 한국 남자를 지칭하는 ‘한남충’, 노인을 비하하는 ‘틀딱충’, 사회에 아무런 기여도 없이 복지혜택을 받는 청소년을 지칭하는 ‘급식충’ 등은 모두 특정 집단의 특징에 한자어 ‘벌레 충(蟲)’자를 붙인 신조어로, 상대방을 혐오하고 비하하는 표현이다. 특정 연령층이나 성별의 사람들을 비하하는 혐오 표현 신조어가 온라인에서 빠르게 번지면서 세대 간·성별 간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거의 인격살인 수준이다.

문제는 온라인상에서의 불특정 다수에 대한 비하 발언을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규제가 없다는 것이다. 특정인에 비하 발언을 할 경우에는 명예훼손죄나 모욕죄로 처벌받을 수 있지만, 대부분의 혐오 신조어들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처벌이 어렵다고 한다. 정부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혐오 표현 근절을 위한 법률적·제도적 정비를 시급히 추진해야 한다.

차별금지법 제정이나 상담·조사·조정·소송지원 등을 담당하는 차별시정기구를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표현의 정도가 심한 사이트는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지정해 사이트 폐쇄 등 보다 강력한 조치도 검토해야 한다. 학교에서는 자신과 다른 성별이나 연령층일지라도 먼저 상대방을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태도가 필요함을 지속해서 교육해야 한다. 인격을 가진 인간을 벌레로 표현하는 사회는 결코 건강한 사회가 아니다.

김유현·대구 남구 중앙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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