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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987'로 갈라진 여의도 정치권

입력 : 2018-01-03 18:34:39 수정 : 2018-01-04 08:5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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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배경인 ‘6월항쟁’ 실제 주역 / 민주·국민·바른·정의당에 분산 / 우상호·우원식 등 흥행에 고무 / 개헌론도 관심… 한국당만 비켜나
영화 관람은 정치인들이 상징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 자주 동원하는 수단이다. 새해 여의도 정치권은 1987년 6월 항쟁과 직선제 개헌 등 민주화 과정을 다룬 영화 ‘1987’이 장악했다. 새해 벽두부터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러 정당에서 앞다퉈 이 영화를 관람하고 있는데, 그 배경은 현재 정치권 지형과 무관치 않다.

정치권이 이 영화에 열광하는 것은 각 당의 인적 구성, 탄핵 이후 정치 지형과 관계가 깊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1987년 6월 항쟁의 실제 주역이었던 ‘86세대’를 포함한 민주화 세력은 현재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그리고 바른정당 일각에 분산돼 있다.

이들은 6월 항쟁을 다룬 영화의 흥행 성공에 고무돼 있다. 연세대 총학생회장으로 6월 항쟁을 직접 겪고, 영화 제작 당시 ‘이한열 기념사업회’를 통해 자문에 관여했던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3일 통화에서 “(박근혜정부 시절) 제작 자체가 불투명했던 영화인데 어려운 조건을 뚫고 만들어져서 일반 대중에게까지 흥행하는 것을 보니 감동”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76학번인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역시 오는 9일 지도부·기자단과 함께 영화를 관람하며 어렵게 얻어진 민주주의의 가치를 강조할 계획이다. 보수정당에 드문 86세대 정치인으로, 탄핵을 계기로 한국당에서 이탈한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도 이날 국민의당 지도부, 원외 당협위원장들과 함께 영화를 관람했다.

현재 정국과 맞물려 이번 정치권의 ‘1987 열풍’을 관통하는 또 다른 키워드는 개헌이다. 1987년 직선제 개헌이 6월 민주 항쟁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에서도 개헌을 ‘촛불민심’으로 내걸었던 국민의당이 이 키워드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

안철수 대표는 이날 단체관람 전 기자들에게 “개헌한 지 30년이 지난 올해 다시 또 개헌을 앞두고 있다. 그때 정신, 참여한 분들의 생각을 되새겨 보는 계기를 만들려고 한다”며 “개헌 논의에 좀 더 많은 국민의 열망이 모이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2일 영화를 가장 먼저 단체 관람한 정의당도 “영화 속 배경인 30년 전, 직선제 개헌 시절을 그로부터 30년이 흐른 지금, 촛불 개헌 세대에서 돌아보는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이 열풍에서 빗겨나 있다. 한국당은 이날 “현재까지 당 공식 관람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홍준표 대표는 지난달 31일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영화 1987을 볼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그런 영화도 있나. (1987년은) 내가 겪었던 세월”이라며 “시간 나면 보겠다”고 말한 바 있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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