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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의 월드줌人] "입양아들은 '왜 부모가 나를 버렸을까' 생각을 늘 해요"

입력 : 2018-01-03 13:00:00 수정 : 2018-01-03 09: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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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입양 중개자로 활동 중인 중국 출신 여성이 곁에서 지켜본 입양아에 대한 안타까움을 조심스레 드러냈다.

지난 2일(현지시간) 중국 인민망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에 사는 란모씨는 중국에서 온 세 여자아이를 입양한 엄마이자 현지에서 미국인 부모와 입양된 중국 아이들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20여년째 해오고 있다.

요즘 들어 부쩍 친부모 찾는 입양아들이 늘었다면서 그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고 란씨는 말했다. 이어 “친부모 찾는 건 쉽지 않지만 그들의 미래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란씨는 중국 충칭(重慶)의 수양가정을 거쳐 미국과 캐나다 그리고 네덜란드 등으로 입양되었던 이들의 영상을 작년 11월 중국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해 네티즌들 눈물샘을 자극했다.

영상에는 여성 19명과 남성 1명이 등장했으며 제각기 친부모를 찾고 싶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다수는 양부모와 중국을 찾아 뿌리 찾기에 나섰으나, 이렇다 할 결과를 거두지 못하고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란씨는 “어디엔가 있을 친부모와 가족들이 입양된 자녀를 알아보기를 바랐다”고 영상 게재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좋은 교육환경과 집에서 자라면서도 입양아들은 ‘왜 부모가 나를 버렸을까’하는 생각을 늘 하고 살아간다”고 말했다.

 

중국 베이징의 친부모 찾기 행사에 참여한 어느 양부모와 입양아. 중국 인민망 홈페이지 캡처.


쓰라린 상처와 정신적 충격에 시달리던 입양아들이 상담까지 받는 사례가 종종 눈에 띈다고 란씨는 덧붙였다.

영상을 본 네티즌 대부분이 친부모를 욕했다고 밝힌 란씨는 “하지만 그들의 자세한 사연을 알게 되면 생각이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남아선호사상 때문에 과거에는 여아 입양사례가 많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가난 등의 가정환경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입양을 선택한 부모들이 많다고 란씨는 밝혔다. 그러면서 “친자녀를 입양한 이들은 평생 죄책감에 시달린 채 살아간다”며 “나중에는 직접 아이를 찾아 나서는 이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3월에는 중국에서 태어난 뒤 미국에 입양된 미국 예일대의 한 20대 여학생이 대학 연구자금 지원을 받아 친부모 찾기에 나서 화제가 된 바 있다.

제나 쿡은 태어난 지 몇 달 후인 1992년 3월24일 우한(武漢)의 버스정류장에 버려졌다가 보육원으로 보내졌으며, 우한의 수양가족을 거쳐 미국 매사추세츠 주(州)의 한 가정에 입양됐다. 그는 친부모를 찾는 자기 소식이 우한에 전해진 후 50여 가정과 접촉했지만 안타깝게도 DNA 검사에서 친부모로 확인된 이는 없었다.

제나는 오래전 아이를 잃은 부모들이 차갑거나 무정하지 않고 친가족처럼 대해줘 놀랐다며 친부모 찾기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제나는 한 광고에서 “내 꿈은 실제 부모를 찾는 것”이라며 “그들을 싫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얼마나 그들을 사랑하며 세상에 태어나게 해줘서 얼마나 고마워하는지를 말하고 싶다”며 “엄마와 아빠가 매우 그립고 어느 날 안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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