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김기자와 만납시다] 당신의 말 한마디가 밝은 세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입력 : 2018-01-01 08:00:00 수정 : 2018-01-01 08:15:24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서울에서 개인택시를 운전하는 박모(45)씨는 손님을 만나는 시간이 무척 즐겁다. 손님과의 대화가 새로운 세상을 알게 해준다고 생각해서다. 타는 이도 각양각색이라는 점이 재밌다.

박씨는 “택시를 몰지 않았다면 평생 만나지 못할 분들이었을 것”이라며 “손님들과 대화하며 일하다 보면 하루가 훌쩍 간다”고 말했다.

택시를 운전한 덕분에 더 넓은 세상을 마주할 수 있게 됐다는 게 박씨의 설명인데 어디서도 자기처럼 긍정적인 기사를 볼 수는 없을 거라고 그는 덧붙였다. 박씨는 내리는 손님에게 “좋은 하루 보내세요”라는 인사도 건넨다.

새해를 맞이한 음식점 업주 강모(49)씨도 각오를 다졌다.

강씨는 “매년 초반에는 손님들을 친절히 맞이하자고 생각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그런 다짐이 흐려지는 것 같다”며 “끝까지 같은 자세를 유지할 수는 없어도 되도록 손님들에게 밝게 인사 하고 싶다”고 말했다.

스쳐 가는 손님이지만 자신의 표정이 그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김으로써 가게 운명도 좌우할 수 있지 않겠냐고 강씨는 되물었다.

서울의 한 대학에 다니는 이모(21)씨는 귀가 중 지하철에서 친구와 향후 진로를 놓고 대화하다 순간 울컥했다.

전공이 맞는지 모르겠다며 전과나 편입을 고민하는 이씨에게 수화기 너머에서 “잘할 수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친구의 격려가 전해졌기 때문이다.

저녁 무렵이라 지하철에 사람이 많은 탓에 평소 친구와 있었으면 눈물을 쏟았겠지만, 차마 그러지 못한 이씨는 가슴에서 벅차오르는 감정을 애써 누르느라 애를 먹었다.

친구의 한 마디가 그에게는 큰 힘이 되었다. 전과나 편입을 당장 실천에 옮길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누군가 자기를 응원해준다는 생각은 커다란 원동력이 될 수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30년 가까이 인천 시내버스 운전경력이 있는 박모(50)씨는 늘 승객들에게 밝은 인사를 건넨다.

예상치 못한 인사에 적잖이 놀라는 이들도 있지만, 대부분 승객들은 끼고 있던 이어폰을 빼고서라도 목례하는 등 차내 분위기는 밝다고 박씨는 말한다.

심지어 박씨는 승객들이 내릴 때마저 “안녕히 가세요!” 혹은 “좋은 하루 보내세요!”라고 인사한다. 내리는 이들이 그의 인사에 답하기는 어렵지만, 귓가에 스치기라도 한다면 승객의 하루를 한층 밝게 해줄 수 있지 않겠냐고 박씨는 되물었다.

서울 종로구에서 일하는 직장인 정모(28)씨는 어느 식당이든 밥을 먹고 나올 때면 계산대 직원에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인사한다.

맛있게 먹은 것도 이유지만, 인사가 그들의 입가에 미소 정도는 던져줄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 때문이다.

정씨는 “‘잘 먹었습니다’라는 말 한마디가 비록 아무것도 아닐 수 있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손님의 인사가 기분 좋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다”며 “그 말 하는데 긴 시간이 걸리는 것도 아니다”라고 웃었다.

이들은 모두 ‘말 한마디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데 동의했다.

하지만 그런 말을 꺼내기란 쉽지 않다.

나은영 서강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말은 소통”이라며 “서로 긍정적인 말을 주고받게 되면 연쇄라는 소통의 특성상 더 밝은 사회 분위기를 형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A라는 사람이 B에게 좋은 말을 하게 되면, B는 A에게 더 좋은 말을 해줄 수 있다”면서 사회에 일어나는 선순환을 가리켜 ‘발전적 나선’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나 교수는 “‘감사합니다’ ‘고생하셨습니다’ ‘맛있게 먹었습니다’ 등은 모두 상대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표현”이라며 “작은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더 좋게 사회를 발전시키는 씨앗이 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나 교수는 밝은 말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