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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 김정은과 트럼프, 2018년 2R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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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2-27 20:53:05 수정 : 2017-12-27 22:4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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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촉즉발 위기 가능성… 한국, 창의적 외교력 보일 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하는 ‘올해의 인물’ 최종 후보 10명 명단에 올랐었다. 김 위원장은 ‘미투 성추문 고발자’에 밀려 올해의 인물이 되지는 못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2018년 드디어 이 타이틀을 거머쥘지 모른다는 때 이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올해 17차례에 걸쳐 20발 이상의 미사일을 쏘았다. 이 중 7월 4일, 7월 28일, 11월 29일 쏜 미사일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북한은 지난 9월 3일에는 6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김 위원장은 핵·미사일 연쇄 도발로 미국 등 국제사회를 뒤흔들어 놓았다. 그러나 북한의 올해 도발 쇼는 2018년 대망의 그랜드 쇼를 위한 서막에 불과할지 모른다. 미국의 중앙정보국(CIA)이나 국방정보국(DIA) 등 정보기관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완결시점을 내년 상반기로 잡고 있다.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는 이미 성공했고, 핵탄두 장착 ICBM 완성의 마지막 관문인 미사일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향후 몇개월 내에 확보할 것이라는 게 미국 정보기관의 분석이다.

국기연 워싱턴 특파원
김 위원장은 핵·미사일을 실은 폭주기관차의 운전석에 앉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 기관차에 가공할 위력의 폭탄을 투하하지 않는 한 국제사회가 이를 멈출 수 있는 길은 없는 것 같다. 북한 핵 문제가 불거진 1990년대 초 이후 유엔 안보리를 통한 다자 제재와 미국 등의 독자 제재가 반복되고 있으나 북한은 꿈쩍하지 않고 있다. 중국이 대북 송유관 밸브를 잠그면 해결된다고 하지만 핵을 가진 북한이 붕괴한 북한보다 낫다는 중국의 입장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새해가 밝아오면 세계의 눈은 다시 평양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당장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 무슨 내용을 담을지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의 신년사가 나오면 다음에는 내년 2월 9일 시작되는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북한이 도발할지 전 세계가 전전긍긍하지 않을 수 없다. 내년 11월 6일에는 미국에서 하원의원 전원과 상원의원 3분의 1을 새로 뽑는 중간선거가 실시된다. 이 선거는 김 위원장이 큰 것 한 방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궁지로 몰 수 있는 북풍 카드를 꺼낼 절호의 기회이다.

더욱이 북한은 내년에 핵탄두 장착 ICBM을 확보하면 꽃놀이패를 쥐게 된다. 핵무기와 경제 개발의 병진노선을 추진해온 북한이 갑자기 핵무력의 완성을 선언하고, 경제 발전에 매진하기 위해 미국 등과 대화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또한 대미 협상에서 최대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때까지 내년에 ICBM 미사일 대기권 재진입 기술 시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주체 새’로 불리는 핵무기 탑재 미사일 시험, 인공위성으로 위장한 정찰위성 발사, 7차 핵실험 등으로 도발의 수위를 한껏 끌어올릴 수 있다.

지구촌은 내년에 김 위원장이 펼치는 화려한 로드 쇼에서 눈을 떼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참을성 없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말폭탄을 퍼붓고, 대북 군사옵션 준비작업을 독려함으로써 한반도 정세는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달을 가능성이 크다. 내년에는 문재인정부가 ‘전쟁 불가’라는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원칙을 확고하게 견지하면서 평화 이니셔티브를 주도하는 창의적인 외교력을 선보여야 할 때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면전의 위험을 안은 채 대북 선제타격을 하기 어렵듯이 김 위원장도 북한 정권의 멸망을 초래할 무력 도발을 감행할 수 없기에 외교가 숨 쉴 공간은 남아 있다.

국기연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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