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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세계, SDGs] (12)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의장의 방한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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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2-25 10:00:00 수정 : 2017-12-26 13:4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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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벤 본부에서 열린 총회의 10차 긴급 세션에서 각국 대표가 이스라엘의 불법적인 동예루살렘 점령에 반대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하고 있다.

지난주 전 세계 주요 정책 리더들의 이목은 미국 뉴욕의 유엔 총회장으로 집중됐다. 유엔은 21일(현지시간) 긴급 총회를 열고 예루살렘의 지위를 변하게 하는 어떤 조치와 행동에도 결연히 반대하는 내용의 특별 결의안을 채택했다.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결정에 반대하는 내용이었다.

193개 유엔 회원국 중 과반의 지지를 얻으면 통과되는 총회 결의안은 128개국의 찬성, 미국과 이스라엘을 포함한 9개국의 반대, 35개국의 기권, 21개국의 표결 불참석이라는 압도적 찬성 여론 아래 통과되었다. 예루살렘을 현재의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양국이 공유하는 지역으로 현상 유지하는 내용의 결의안이 채택됨으로써 미국의 친이스라엘 중동정책은 당분간 제동이 걸리게 되었다.

이보다 3일 앞선 지난 1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도 미국의 예루살렘 수도 선언과 관련해 철회를 요구하는 결의안 표결이 열렸고, 이사국 15개국 중 14개국이 찬성표를 던졌다. 다만 상임 이사국인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해 부결됐다. 이 결정을 계기로 유엔 총회가 열림으로써 미국의 국제사회 지도력은 타격을 받게 되었다.

최근 유엔에서 전 세계 여론과 정책을 결정짓는 주요 뉴스들이 잇달아 보도되고 있다. 22일에는 안보리가 올들어 4번째 북한 제제 결의안이 채택했다. 지난달 29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5형’을 발사한 지 24일 만이다.

지난 5일에는 유엔의 정무담당 고위급 인사인 제프리 펠트먼 사무차장이 북한을 방문해 전 세계 뉴스의 중심에 섰다. 그가 북한에 보낼 메시지 내용과 어떤 인사까지 만나게 될지는 당시 초미의 관심사였다.

이처럼 최근 국제사회 여론의 향배와 주요 정책을 결정짓고 표결하는 내용의 유엔발(發) 소식은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어떤 국가에서도 주요한 뉴스로 보도된다.

이와 달리 지난 10월31일 한국을 방문한 마리 차타도바(Marie Chatardová)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의장의 소식은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녀는 유엔의 6개 상설기구 중 하나인 경제사회이사회의 수장으로서 유엔 전체 의전 서열 3위에 해당되는 최고위급 인사이다. 경제사회이사회는 총회와 안보리, 신탁통치이사회, 국제사법재판소, 사무국과 함께 유엔을 이루는 주요한 상설기구로서 안보를 뺀 경제와 사회, 환경 등 지구상 모든 이슈를 총괄하고 조절하는 중요한 기구 중 하나이다. 현재 국제사회의 가장 큰 공동 약속인 파리 기후변화협정도 경제사회이사회가 주도하는 프로젝트다. 이를 총괄하는 경제사회이사회 의장의 방한 사실은 사실 매우 큰 뉴스이지만 아쉽게도 어떤 언론에서도 관련 내용이 보도된 바 없다.

차타도바 의장은 인천 송도에서 개최된 ‘2017 유엔 지속가능발전 이행 포럼’(Sustainable Development Transition Forum)에서 연설하기 위해 방한했다. 유엔 지속가능발전센터 주관으로 정부와 유엔 산하 기구, 개발은행, 교육기관 등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이 참석한 이번 행사는 올해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이행 결과를 검토하고, 내년 유엔 고위급정치회담(2018 High Level Political Forum)의 주요 화두를 논의하는 중요한 자리였다.

이번 포럼은 3일에 걸쳐 6개의 세션으로 이루어졌으며, 특별히 유엔 내에서는 큰 주목을 받았다. 그 이유는 모두 발언으로 각 지역을 대표하는 청년들의 발표가 이어졌고, 세션마다 청년들이 참여하여 코멘트를 직접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유엔의 주요회의에서 모두발언을 청년에게 맡기거나 각 세션에 대한 코멘트를 맡기는 일은 매우 드물다. 그런 면에서 이번 포럼은 유엔에서도 신선한 실험이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차타도바 의장이 직접 방한하여 참석하기로 결정하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지난 10월30일 포럼 개막 직후 첫 세션에서 ‘SDGS와 청년’이라는 주제로 2명의 대표가 발표하였는데, 유럽을 대표하여 네덜란드 청년의회 소속의 시브렌 보쉬(Sybren Bosch·27)와 아시아·태평양에서는 UN지원SDGs한국협회의 필자(23)가 각각 참석하였다.

시브렌은 이 자리에서 보쉬는 네덜란드가 SDGs 분야의 선진국임에도 정책 결정과 이행 과정에서 청년들의 의견이 실질적으로 반영되기 어렵다고 지적했으며, 필자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에서 현재 SDGs에 대한 청년들의 인식과 이해가 낮은 만큼 사회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두 청년대표는 이번 세대의 청년들이 글로벌 이슈와 SDGs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세대라는 점을 역설하고, 20∼30대 청년들과 고위급 정책 리더들 사이 소통 시스템이 필요하다고도 주문했다.
지난 1월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에서 개최된 경제사회이사회 청년 포럼(ECOSOC Youth Forum)의 회의 장면.

차타도바 의장은 포럼에서 7차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청년 포럼을  내년 1월30∼31일 뉴욕의 유엔 본부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 포럼의 목적은 청년들이 회원국 주요 고위급들과 대화를 통하여 SDGs 이행을 위한 정책 체계에 대하여 논의하고, 나아가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기회를 주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8일 오스트리아에서는 민주적 선거로 선출된 전 세계 최연소 국가수반이 탄생하였다. 31세인 제바스티안 쿠르츠(Sebastian Kurz) 총리다. 쿠르르 총리는 이전까지 오스트리아의 외무장관으로 유엔 무대에서 활약했던 인물이다. 차타도바 의장의 말처럼 국제사회에서 청년의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더 이상 보조 의견이 아니라 주요 화두로 공유되는 시대가 다가오길 기대한다.

조성현 UN지원SDGs한국협회 연구원 unsdgs@gmail.com
지난달 1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유엔 지속가능발전 이행 포럼(Sustainable Development Transition Forum) 폐막식에서 마리 차타도바(Marie Chatardová)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의장(왼쪽)과 함께한 아시아·태평양 청년 대표 조성현 UN지원SDGs한국협회 연구원.

*이 기고는 유엔경제사회이사회 특별자문기구인 UN지원SDGs한국협회와 세계일보의 제휴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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