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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취약계층에 글로벌 경험 제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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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2-22 21:26:54 수정 : 2017-12-22 21:2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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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한 경쟁 환경 보장 국가 책무 / 국제화 감각 갖추어야 세계시민 / 청소년이 꿈을 꾸어야 미래 밝아 공자가 설파한 인의예지(仁義禮智) 중에서 최고의 덕은 인(仁)이라는 이야기에 공감을 했던 기억이 있다. ‘인’은 글자 그대로 두(二) 사람(人)이 관계를 맺으며 지켜야 할 덕목으로 상대방에 대한 공감과 배려가 근본이 된다. 인간의 행복감은 공감과 배려의 관계 속에서 자기 존재 가치를 확인한다. 인간은 관계지향적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 관계는 경쟁을 수반한다. 사회관계망에서 구성원들은 자아실현을 위해 특정 제도하에서 자주 경쟁을 하게 된다. 국가의 책무 중 하나는 건전하고 공정한 경쟁체제를 관리하는 것이다. 모든 국민이 의무교육을 받는 이유도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공평하게 배양하기 위함이라고 볼 수 있다. 과연 지금 우리나라는 국민에게 공정한 경쟁환경을 보장하고 있을까.

사회적으로 합의된 경쟁시스템에 들어가기 전에 국가는 교육을 통해 국민이 경쟁할 수 있는 평등한 기회를 마련해야 하고 경쟁의 결과는 공정한 환경에서의 개인 노력의 차이로 반영되므로 그 차이는 인정하고 격려와 위로가 교차하는 장면을 만들어야 한다. 소위 금수저와 흙수저라는 은유적 표현으로 대변되는 현재 상황은 경쟁구도에서 개인의 역량보다 환경적 요인을 중시하면서 생겨난 것이다. 불합리한 경쟁체제를 개선해 나갈 수 있는 해결책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필연적으로 ‘공정한 교육기회의 제공’을 떠올리게 된다. 

한호 아주대 인문대학장
사회 구성원 모두가 출발선상에서 일정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교육시스템은 무엇인가. 개인의 경쟁력은 역량이 기반이 되는데, 최근 4차 산업혁명의 시대라고 불리는 시기에 창의성, 리더십, 적응력, 도전정신 등이 주요 핵심역량으로 규정되고 있다. 세계시민으로서 자질을 갖추려면 국제화 감각을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다. 미디어 발달에 따라 해외 문화와 산업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기회는 늘어났다. 하지만 해외유학 등을 통한 직접 경험은 큰 비용이 필요하다. 사회 취약계층에게는 다소 무리가 따를 수 있는 것이다. 경제적인 이유로 자신의 꿈을 접는 학생들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한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

사회적 약자 교육지원은 오랫동안 추진돼 왔다. 1977년부터 진행된 국비유학생 선발 파견 사업은 국가 성장을 위해 필요한 학문분야 육성과 경제적 곤란층의 국외유학 기회 확대를 목표로 했다. 2012년부터 시작한 저소득층 고교생 대상 드림장학금 사업도 비슷한 맥락과 정책 효과를 기대한다.

교육부는 취업이 어려운 대학생에게 글로벌 현장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대학생들이 시야를 세계 시장으로 넓히기 위한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매년 300여명의 대학생에게 최장 18개월간의 미국 어학연수 및 현장실습 경험을 제공하는 한·미 연수 프로그램 WEST가 대표적이다. 아울러 교육부가 최근 기획한 ‘파란사다리’(가칭)도 대학생들에게 공정한 출발선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의 정책이다. 파란사다리는 매년 800여명의 사회적 취약 대학생들에게 단기 해외연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프로그램의 주요 대상은 모두 저소득층 대학생들이다. 진로를 설계하는 중요한 시기에 경제적으로 구애받지 않고 해외에서 마음껏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국가가 적극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청소년들이 꿈을 꾸어야 국가 미래가 밝다. 그러기 위해서는 청소년들이 공정한 경쟁에서 건강한 노력을 통해 마음껏 꿈을 꿀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교육부가 주도한 국비유학생, WEST, 파란사다리 등도 ‘교육 희망사다리’에 대한 청소년들 믿음을 뒷받침하기 위한 정부의 책무라고 볼 수 있다. 요즘 대학가는 졸업을 목전에 둔 취업준비생들의 걱정스러운 표정들로 계절만큼의 스산함이 감돈다. 20년 남짓 학교라는 울타리에서 역량 배양을 위해 애쓴 젊은이들이 치열한 생존 경쟁의 사회로 첫발을 내딛으려 하고 있다. 어려운 환경을 딛고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사다리를 올라가고자 하는 이들에게 대학은, 국가는, 기성세대는 어떤 배려를 해왔는지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앞으로 우리는 미래세대를 위해 전국가적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를 진지하면서도 치열하게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다.

한호 아주대 인문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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