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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의 월드줌人] "제 선물 대신 친구 사촌동생의 완쾌를"…산타에게 보낸 소년의 편지

입력 : 2017-12-13 13:00:00 수정 : 2017-12-13 10: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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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크리스마스에는 자기 선물이 필요 없다며 수두증(hydrocephalus) 앓는 소녀를 도와준 의료재단에 기부금이 모이기를 바란다고 산타에게 말한 영국 소년의 편지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잉글랜드 하트퍼드셔에 사는 루크(8)는 앞선 11월 산타할아버지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번 크리스마스에 제 선물은 주지 않으셔 돼요”라며 “아픈 아이들을 도와주는 의료재단에 많은 기부금을 가져다주세요”라고 썼다.

루크는 친구 토마스에게 아픈 사촌 여동생이 있다는 말을 듣고는 이 같은 편지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펜을 들기 전까지 루크는 토마스의 사촌 동생을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잉글랜드 하트퍼드셔에 사는 루크(8)는 앞선 11월 산타할아버지에게 보낸 편지(사진)에서 “이번 크리스마스에 제 선물은 주지 않으셔 돼요”라며 “아픈 아이들을 도와주는 자선단체에 많은 기부금을 가져다주세요”라고 썼다. 루크는 친구 토마스에게 아픈 사촌 여동생이 있다는 말을 듣고는 이 같은 편지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펜을 들기 전까지 루크는 토마스의 사촌 동생을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친구의 아픈 사촌 동생도 치료하고, 비슷한 처지에 있는 다른 이들도 도와줄 수 있다면 크리스마스 선물쯤이야 포기할 수 있다고 루크는 생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데일리메일 홈페이지 캡처.


루크가 편지를 쓴 이유는 친구가 슬퍼하는 걸 보고 싶지 않아서다. 친구의 아픈 사촌 동생도 치료하고, 비슷한 처지에 있는 다른 이들도 도와줄 수 있다면 크리스마스 선물쯤이야 포기할 수 있다고 루크는 생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루크의 편지는 친형이 엄마 타냐에게 전달한 뒤, 토마스의 엄마를 거쳐 올라(6)의 가족에게 도착했다.

올라는 생후 10개월이 된 어느 날, 갑자기 우유를 토해 병원에 갔다가 심상치 않다는 의사 소견을 받고는 대형병원으로 이송된 뒤 수두증 진단을 받았다. 소녀는 지금까지 약 3년간 화학치료를 버티고 있다.

수두증은 뇌척수액 순환에 이상이 생겨 나타나는 병으로 머리둘레가 비정상적으로 커지거나 구토 증상이 관찰된다. 눈이 아래로 처지거나 안쪽으로 모이기도 한다. 비수술적 치료 방법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에는 완치된 듯 했으나, 올 5월 증세가 악화하면서 올라는 병원 신세를 지게 됐다. 마땅한 대응책을 찾지 못한 가운데 화학치료 경과를 살피고 있지만 무엇도 장담할 수 없다고 의료진은 말했다.

 
올라(6·사진)는 생후 10개월이 된 어느 날, 갑자기 우유를 토해 병원에 갔다가 심상치 않다는 의사 소견을 받고는 대형병원으로 이송된 뒤 수두증 진단을 받았다. 소녀는 지금까지 약 3년간 화학치료를 버티고 있다. 수두증은 뇌척수액 순환에 이상이 생겨 나타나는 병으로 머리둘레가 비정상적으로 커지거나 구토 증상이 관찰된다. 눈이 아래로 처지거나 안쪽으로 모이기도 한다. 비수술적 치료 방법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데일리메일 홈페이지 캡처.


어쩌면 이번 크리스마스가 딸과 함께 보내는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 올라의 엄마 수잔(37)은 루크가 보낸 편지를 보고 눈물만 흘렸다.

수잔은 “루크는 정말 친절한 아이”라며 “8살 나이에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면, 소년이 커서 어른이 되었을 때는 더 훌륭한 일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루크는 아픈 아이들을 돕는 의료재단을 위해 기부금 페이지도 만들었다. 해당 재단은 올라가 쓰러졌을 때 많은 도움을 준 곳으로 전해졌다. 올라가 병원으로 옮겨져 경황이 없을 때, 재단의 도움으로 겨우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고 수잔도 말했다.

타냐는 “아들이 매일 기부금이 얼마나 모였냐고 묻는다”며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지 않겠다는 생각은 여전히 확고하다”고 밝혔다.

 
최근 처음으로 만난 루크(왼쪽)와 올라(오른쪽). 영국 데일리메일 홈페이지 캡처.


최근 처음으로 올라를 만난 루크는 소녀에게 자기도 사촌 오빠가 되어주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메일은 “영국 통계청(ONS)에 따르면 1살~15살 아이 대부분이 암이나 종양으로 사망한다”고 전했다.

소녀의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도 하루빨리 올라가 완쾌해 다른 아이들처럼 뛰놀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루크가 개설한 기부사이트 ‘저스트 기빙(just giving)’의 모금 페이지에는 13일 오전 10시를 기준으로 총 목표액 5000파운드(약 729만원) 중 2301파운드(약 335만원)가 모였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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