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당시 ‘자원병역이행자 격려행사’에 참석해 생기 넘치는 건강한 젊은이들을 현장에서 직접 만나며 이들이 얼마나 진지하고 뜨거운 열정으로 병역을 이행하고 있는지를 몸소 느꼈다.
기찬수 병무청장 |
더욱 뿌듯한 것은 이러한 자원병역이행자 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병무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수장으로서 참으로 고맙고 대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병역을 회피하기 위해 국적을 포기하거나 고의로 신체를 훼손하는 등의 불법을 저질러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더러 있지만, 병역의무가 없음에도 스스로 병역이행을 선택한 이들이야말로 나라사랑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진정한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말해 주고 싶다.
병무청에서는 이들의 원활한 병역의무 이행을 돕기 위해 본인이 희망하는 시기에 입영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으며, 해당 국가의 영주권을 유지할 수 있도록 휴가 중 해외방문 항공운임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자원병역이행자들의 자발적 병역이행 사례가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이들의 소중한 이야기를 모아 2007년부터 군생활 수기집 ‘대한사람 대한으로’를 발간해 학교 등에 배포하고 있다. 또한 복무 중인 현역 모범병사를 초청해 국내 문화탐방 및 전통문화 체험기회 제공 및 격려행사도 매년 실시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부터는 스스로 질병을 치유하고 병역을 이행하고자 하는 젊은이에게 병무청과 병원·건강증진센터 등의 후원기관 간 협업을 통해 무료로 치료를 지원해 주는 ‘슈퍼 굳건이 만들기 프로젝트’도 진행 중에 있다. 대부분의 프로젝트 참여자들이 후원기관의 전문적 관리를 받으며 건강도 찾고 병역도 당당히 이행하게 되면서 잃었던 자신감과 자긍심을 갖게 됐음은 물론이다.
얼마 전 하버드대학교에 재학 중인 한 청년이 해병대에 자원입대한 이야기가 화제가 됐다. “내게 해병대의 가치는 하버드보다 크다. 연평도 포격전의 영웅처럼 국가를 지키기 위해 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해병이 되겠다”며 앞날이 보장된 편한 길을 버리고 어렵고 돌아가는 길을 선택한 청년을 보며 나는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보았다.
병역을 ‘의무’가 아닌 ‘권리’로 당당히 선택하고 받아들이는 용기 있는 젊은이가 많아질수록 공정하고 정의로운 병역문화, 대한민국의 자주국방은 더욱 든든해질 것이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당당히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자원병역이행자에게 국민의 뜨거운 박수와 진심 어린 응원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기찬수 병무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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