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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탐색] "요즘 '대세'라는 드론 자격증"…나도 딸 수 있을까?

입력 : 2017-12-09 13:00:00 수정 : 2017-12-09 14: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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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준비하는 40~50대 중심으로 드론자격증 인기 / 난이도 어렵지 않아 '운전면허와 비슷' / 드론 방제 하루 200만원, 촬영 편당 70만원 수입도

지난 5일 오후 강모(50)씨가 경기 안양 경인교대에서 드론자격증 취득을 위한 조종 연습을 하고 있다.

“좌측 이상 무! 우측 이상 무!”

지난 5일 오후 경기 안양 경인교육대학교 드론(무인항공기) 비행장에 국가공인 드론 자격증(초경량비행장치 무인멀티콥터 조종사 자격) 실기시험을 준비하는 이들이 모였다. 최근 드론 관련 신직종들이 생겨나고 가수 김건모가 노후대비로 언급하는 등 드론 자격증이 주목받자 비행장은 자격증을 따기 위한 수강생들로 가득 찼다.

1순위로 드론 실습을 자청한 강모(50·여)씨는 조종 위치에서 좌우 풍경과 풍향, 드론의 상태와 바닥에 놓인 라바콘 위치를 목청 높여 외치고는 능숙하게 비행을 시작했다. 오른쪽 컨트롤러를 조심스레 위로 올리자 자격시험에 사용되는 중국 DJI사의 mg-1s 드론이 프로펠러를 돌리며 천천히 날아올랐다.

방과 후 교사를 준비하기 위해 드론 자격을 준비한다는 강씨는 교관의 칭찬을 들으며 좌우이동, 직진, 원주비행(원을 그리며 도는 것)을 척척 해냈다. 강씨는 “처음에는 혹시 드론이 하늘에서 떨어질까 무서워 겁을 먹었다”면서 “안전을 명심하며 비행한다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을 만큼 어렵진 않은 것 같다”고 웃어보였다.
 
드론자격증 취득을 위해 꾸며진 경인교대 비행장. 기준 라바콘을 중심으로 삼각비행, 원주비행, 비상착륙 등 연습이 이뤄진다.

교통안전공단에서 치러지는 ‘드론 자격증’ 시험은 역학, 기상, 법제 등을 다루는 1차 필기시험과 조종 실기·구술 등으로 이뤄진 2차 시험으로 구성된다. 필기시험은 70점 이상 획득하면 합격할 수 있고 실기시험은 지정된 교육기관에서 20시간의 의무 비행을 이수한 뒤 전·후진, 삼각비행, 원주비행,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를 끈 상태에서 비상착륙 등 9개 절차에 따른 드론 조종을 해내야 한다.

실기시험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니 자동차 운전면허 시험과 상당히 비슷했다. 자동차 기능시험처럼 비행장에 삼각형 모양으로 배치된 라바콘을 중심으로 좌우 이동, 직진, 삼각비행, 원주비행 등의 평가가 이뤄진다. 드론이 라바콘 위에 정확히 서면 위에 달린 솔이 내려와 위치를 확인해준다. 시험은 실제 비행보다 낮고 느린 속도로 진행된다. 운전면허 시험장에서 차량을 살살 움직이는 것처럼 드론 기체를 느릿느릿 조심스럽고 정확하게 움직여야 한다.

기자도 교관에게 부탁해 간단한 드론 비행에 도전해봤다. 드론 조종대를 잡자마자 자세에 대한 지적이 들어왔다. 조종대는 팔을 뻗어 아래로 내리고 컨트롤러는 손끝으로 움직여야 잔 움직임이 적다고 한다. 취미로 드론을 날려본 적이 있는 기자였지만 자격증을 따는 과정인 만큼 절차와 절도를 지켜야 해 쉽지 않았다. 또 시험에 쓰이는 드론의 크기가 작지 않아 바람의 영향을 받는 게 느껴졌다. 전후좌우로 움직이는 과정에서 바람이 불어 드론이 아래로 조금씩 내려와 덜컥 불안한 마음도 들었다. 하지만 차분하고 천천히 조종한다면 합격이 그리 어렵진 않아 보였다.


조종이 어렵지 않은 만큼 방문한 연습장엔 40~50대가 많았다. 그들은 전망을 보고 드론 자격증에 도전했다고 입을 모았다. 녹즙회사를 운영하는 김모(50)씨는 “동료 사장이 드론에 배달용 가방을 달아 인증사진을 남긴 것을 보고 자격증 도전을 결심했다”며 “아마존처럼 드론에 택배를 매달아 오지에 배달하는 시대가 곧 올 거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모(55)씨도 “드론이 멋지기도 하고 유망하다길래 배운다”며 “2~3년 후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걸 예상하고 미리 배워놔야겠다고 결정했다”고 했다.

이처럼 드론 자격증 취득에 도전하는 사람들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드론 국가공인자격시험이 시작된 지난 2015년 이래로 3년간 드론 자격증 시험의 최종관문인 실기·구술시험 응시자 수는 2015년 311명(205명 합격)에서 올해 3255명(1972명 합격)으로 3년 새 10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드론 자격증을 준비하기 위해선 만만찮은 비용이 필요하다. 드론자격 전문 A학원의 경우 평일 2주 교육과정이 260만원, 주말 5주 교육과정이 300만원이었고 B학원은 평일 2주 교육과정이 300만원, 주말 5주 교육과정이 350만원 수준이었다. 대략 자격증을 따는 교육비용만 300만원수준이 드는 셈이다. 일부 고급 학원은 최대 600만원까지 수강료를 요구하기도 한다는 전언이다.
 

지난 5일 비행 후 드론 기체를 점검하는 교관. 비행 후에는 프로펠러, 배터리, 암대, 모터 등의 상태를 점검한다.

경인교육대학교 드론교육아카데미 박성철 원장은 “기체 가격이 비싸고 교관자격을 갖춘 강사도 아직 많지 않아 수강료가 싸지 않다”면서 “그런데도 드론이 4차 산업혁명의 중심으로 주목받으며 많은 40~50대 장년층들이 향후 진로를 위해 자격증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드론 자격증은 방제·영상·측량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며 적지 않은 소득을 보장해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상업용으로 드론을 활용하거나 12kg이상 무게가 나가는 드론을 조종하려면 국가공인 드론 자격증이 필요하다.

드론 방제 전문가 어진농부 김민태(32)대표는 “방제 분야에서 특히 드론 활용이 활발한데 논은 평당 20~30원, 밭은 평당 50~70원, 과수원은 평당 100원 정도로 가격이 형성돼 있다”며 “일을 따낸다면 하루 8시간 날려 200만원 수익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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