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회견에서 “이제는 공식적으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할 때”라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에 대한 새로운 해법의 시작을 알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임 대통령들은 공약을 지키지 못했지만 나는 지킨다”며 “오늘의 조치는 미국의 이해관계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평화 추구에도 가장 부합하는 것으로,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과 지속적인 평화협정을 위해 오래전에 했어야 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 수용할 수 있는 평화협정 촉진에 도움이 되도록 헌신할 것”이라며 “양쪽 모두 동의한다면 미국은 ‘2국가 해법’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무부에 미국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작업에 착수하라고 지시했지만, 대사관 이전에 시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해 이전을 6개월 보류하는 문서에 서명했다.
성조기와 함께 한 이스라엘 국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한 6일(현지시간) 한 예루살렘 시민이 구시가지 벽에 성조기와 이스라엘 국기가 함께 비친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하고 있다. 예루살렘=AFP연합뉴스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에 대해 “역사적이고 정당한 결정”이라고 치켜세웠지만 국제사회는 반발했다. 당사국인 팔레스타인자치정부의 마무드 아바스 수반은 “트럼프의 결정은 테러리스트 집단에 도움을 주고, 중동지역의 평화를 해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고,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이 지역에서 미국의 이해에 대한 지옥의 문을 연 결정”이라고 맹비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우려를 표명했다. 유럽 각국도 이번 결정을 비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8일 긴급회의를 열어 이번 사태를 논의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언 직후 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스웨덴, 이집트, 세네갈, 우루과이, 볼리비아 등 8개국의 긴급회의 요청을 수용한 것이다. 아랍권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도 9일 긴급회동해 대응책을 협의키로 했으며, 이슬람 국가들이 다수 참여하는 ‘이슬람협력기구’(OIC)도 회동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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