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부장판사의 발언은 지난 9월 같은 법원 소속인 오현석 판사의 “재판이 곧 정치”라는 말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오 판사는 법원 내부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개개의 판사들 저마다 정치적 성향들이 있다는 진실을 받아들이고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법부의 정치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발언들이다.
언제부터인지 법원 내에서는 정치적 발언들이 소신 발언처럼 받아들여지는 풍조다. 과거 법관들의 소신 발언은 전관예우 폐지나 법관의 관료화 등 사법 개혁에 초점이 맞춰졌다. 지금은 “가카새끼 짬뽕”, “가카의 빅엿”처럼 저잣거리 발언들이 현직 판사들 입에서 쏟아지고 있다. 정치 성향에 따라 재판이 달라질 것이라는 사법 불신만 키우고 있다.
전국 판사들이 사법개혁을 요구하면서 구성한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어제 4차 회의를 끝으로 공식 활동을 마무리했다. 개혁 성향의 판사들이 주도하는 판사회의는 내년부터는 상설기구로서 역할이 더욱 커진다. 판사들이 제아무리 사법개혁을 외치더라도 정치 성향의 판사들이 활개 치면 사법 신뢰는 추락할 수밖에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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