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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상에는 떡이 오른다. 백설기, 수수팥떡, 인절미, 송편 등이다. 떡을 100명에게 나누어 주는데 백 살까지 장수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어제 취임 100일을 맞았다. 잔치는커녕 떡도 돌리지 못했다. 집안싸움으로 당이 공사판처럼 어수선하다. 당 지지율은 꼴찌에서 올라오는 법을 잊어버렸다. 의원들은 대표 면전에서 사퇴하라고, 당을 떠나라고 삿대질한다. 안 대표는 동네북 신세다.

국민의당 내분은 내년 6월 지방선거 때문이다. 선거는 하나인데도 접근 방식은 두 개다. 호남 의원들은 “이대로!”를, 안 대표는 “이대로는 안 돼!”라고 외친다. 호남에서 국민의당은 못해도 2위다. 지역에 따라 1위 하는 곳도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5자 대결구도로 가도 손해볼 게 없다. 하지만 안 대표는 아니다. 그는 수도권만 보면 속이 탄다. 수도권은 당 지지율이 압도적인 민주당이 절대 유리하다. 조직이 탄탄한 한국당도 여당의 독주를 견제하는 선거전략 구사가 가능해 선전할 수 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따로 선거를 치르면 수도권 성적표는 안 봐도 뻔하다. 국민의당은 3위 아니면 4위일 것이다.

안 대표는 지난 5·9 대선 전국 득표율이 3위였지만 수도권 성적은 2위였다. 서울·경기·인천에서 22∼23%를 득표해 홍준표 한국당 후보를 2∼3%포인트 차이로 눌렀다. 안 대표는 수도권의 중도적인 안철수 지지표를 “미워도 다시 한 번”이라며 끌어안고 싶은 것이다. 이런 생각이 아닐까. “서울·경기·인천 지방선거는 2위 싸움이다. 한국당을 밀어내고 야당으로서 정국 주도권을 쥐려면 1위는 못해도 2위는 해야 한다. 그래야만 2020 총선과 2022 대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죽음의 조와 싸우는 사람은 신태용 한국 축구감독만이 아니다. 안 대표도 죽음의 조에 포위돼 있다. 박지원, 천정배, 정동영 의원 모두 백전노장들이다. 한국 축구팀의 러시아 월드컵 16강 가능성은 18%라고 한다. 신 감독은 “결사항전하겠다”는 각오다. 안 대표도 그럴까. 지도자는 위기 때 빛이 난다.

백영철 대기자 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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