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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여소야대’에서 국회선진화법도 무기력했다

입력 : 2017-12-03 17:57:05 수정 : 2017-12-03 21:5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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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안 법정시한 내 처리 불발 / 선진화법 시행 3년 만에 처음 / 여당 다수당일 때만 효력 한계 / 공무원증원 놓고 양보없는 싸움 / 민주, 野 설득 실패 정치력 부족 / “여당이 野 주장 귀기울여야” 여야가 국회선진화법 시행 후 사실상 처음으로 법정시한(12월 2일) 내 예산안 처리에 실패하며 여소야대 정국에서 무기력한 국회선진화법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당을 설득하는 데 실패하며 정치력 부재를 드러낸 여당, 다수 의석의 책임을 망각하며 반대로 일관한 야당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2018년도 예산안의 법정 시한 처리가 불발된 2일 오후 국회 본회의가 정회되자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국회선진화법이 시행된 2014년 이후 국회는 3년 연속으로 법정시한 내에 예산안을 처리했다. 신설된 ‘예산안 자동부의’ 제도가 시한 내 처리의 원동력이었다. 이 제도는 11월 30일까지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12월 1일부터 정부 예산안을 본회의에 상정할 수 있게끔 했다. 원내 과반이었던 여당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은 야당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에 “정부 원안대로 처리하겠다”고 압박하며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었다.

그러나 ‘여소야대’인 문재인정부에서는 국회선진화법도 소용이 없었다. 정부 원안을 국회 본회의에 상정해도 가결이 안 되기 때문이다.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 정부 원안이 상정됐지만 정세균 국회의장은 “원내 의석 분포와 현재 상황을 감안했다”며 표결에 부치지 않았다. 결국 3년간 지켜온 새로운 국회의 전통이 깨지며, 새해 예산안이 언제 처리될지 알 수 없는 선진화법 도입 이전과 같은 상태로 돌아가게 됐다.
내년 예산안 법정 시한 처리가 불발된 2일 오후 9시 50분께 본회의가 정회되자 이낙연 국무총리와 국무위원들이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 합의 도출 무산으로 예산안 처리가 불발되자, 다음날 본회의 개의를 위한 `공휴일 본회의 개의에 관한 건`을 가결시키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정치력 부족, 전략 부재는 예산안 표류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지난해 예산안 처리 때 새누리당도 ‘소수여당’이었지만 국회는 법정시한 내에 예산안을 처리했다. 여야는 누리과정과 법인세 등 쟁점에서 한발짝씩 물러나며 합의점을 도출했다.

하지만 이번 협상에서 민주당은 다른 협상 카드도 준비하지 않은 채 최대 쟁점인 공무원 증원 문제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캐스팅보터인 국민의당도 우군으로 만들지 못했다. 여당이 ‘최종 방어선’으로 강조해 온 법정기한 내 처리가 무산되며 이후 협상에서는 여당의 목소리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도 대승적 협조가 부족했다는 점에서 예산안 발목잡기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야당이 여론의 역풍을 우려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그러나 여야는 3일에도 서로 상대방에게 양보만 요구하며 공방만 계속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새 정부 국정운영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여당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여당의 양보를 요구했다.

이도형·이우중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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