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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선] ‘묻지마 투자’의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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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1-30 20:57:52 수정 : 2017-11-30 20:5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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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은 가상화폐 시장에서 하나의 전환점이 된 날이다. 전날 151만원대였던 비트코인캐시는 이날 2배(285만원) 가까이 올랐다. 이용자들이 몰리면서 순간 거래량이 급증했고,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서버가 마비되면서 가격은 순식간에 절반 이하인 115만원으로 떨어졌다. 가상화폐의 기축통화 격인 비트코인과 비트코인에서 파생된 비트코인캐시는 그동안 통상 비슷하게 오르내렸지만 이날은 반대였다. 가상화폐 시장을 움직이는 ‘큰손’인 중국의 채굴업자 우지한 등이 개입했다는 설이 파다했다. 원인이 무엇이든 가상화폐 가격이 얼마나 극단적으로 움직이고, 허술한 시장과 거래소에서 개인이 얼마나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볼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그런데 이날의 일이 알려지며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졌다. 관련 검색어가 포털사이트에 오르내렸고, 가격 급등으로 짭짤한 재미를 봤다는 소문과 ‘인증글’이 온·오프라인에서 퍼져가면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가상화폐를 한번 사보겠다는 사람들이 대거 생겨났다. 극단적으로 이틀 만에 100% 가까운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으니 누구나 혹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백소용 경제부 차장
최대 연 20% 가까운 수익률로 주목받고 있는 또 다른 투자상품은 P2P(개인간) 금융이다. 그동안 기관투자가, 큰손들이나 접근할 수 있었던 다양한 채권에 누구나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매력적인 시장이다. 하지만 상품 종류가 굉장히 많고 위험도도 천차만별이다.

높은 수익률을 제시해 가장 인기가 많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건축자금지원대출)은 지난 2011년 대규모 부실사태로 수많은 저축은행의 영업정지를 불러온 바 있다. 금융감독원 역시 P2P 업체가 다루는 상품 중 PF를 가장 위험하다고 보고 있다. 사업성만 보고 대출을 내주기 때문에 업체의 심사 능력이 중요하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문제가 생겨도 알기 어렵다. 한 P2P 업체 관계자는 “PF 업체에서 위조한 서류를 가져와 대출 승인을 해주지 않은 건이 있었는데, 다른 업체에서 그 상품으로 투자자를 모집하는 것을 보고 놀랐던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또한 채권을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에 연계하거나, 신용도가 다른 여러 개의 채권을 쪼개고(트랜칭) 결합(풀링)하는 구조화상품은 금융전문가들도 위험을 정확히 평가하기 힘든 복잡한 상품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초래한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가 집값 하락에 따른 구조화상품의 부실에서 비롯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PF 상품은 파생상품만큼 위험하다”며 “이해하기 어려운 복잡한 상품은 투자하지 않는 게 낫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러한 고위험 투자의 ‘규제사각’이다. 가상화폐와 P2P 시장에서 벌어지는 ‘묻지마 투자’는 누가 말리지도 않지만 , 책임져주지도 않는다. P2P는 법제화가 멀지 않았지만 가상화폐에 대해서는 “금융업의 하나로 포섭할 가능성이나 필요성이 없다”(최종구 금융위원장)는 게 당국의 입장이다. 금융업이냐 아니냐는 논란에 앞서 어떤 식으로든 피해를 예방하는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백소용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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