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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전세계 '가짜 약' 주의보…"후진국 약 10개 중 1개는 가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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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1-29 17:17:06 수정 : 2017-11-29 17: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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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수십만 유아 사망 원인 추정"… 英 비아그라 약국 판매 허용
세계 각국이 ‘가짜 약’ 탓에 몸살을 앓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후진국에서 유통되는 약 10개 중 1개는 가짜이고, 아프리카에서 유통되는 말라리아 치료약의 60% 이상이 가짜라고 밝혔다. 매년 수십만명의 아이들이 가짜 치료약 탓에 숨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영국은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의 유통 확산을 막기 위해 세계에서 처음으로 약국 판매를 허용하기로 했다.
◆“매년 아프리카 아이 11만여명 가짜 말라리아 약 탓에 숨져”

WHO는 28일(현지시간) 발간한 ‘가짜 의약품에 대한 글로벌 감시·모니터링 시스템’(GSMS) 보고서에서 개발도상국 등 후진국의 약 10개 중 1개는 가짜라고 지적했다. WHO는 영국 에든버러 대학, 런던 위생·열대 의학 스쿨과 함께 세계 88개국의 4만8000여개 샘플을 분석한 결과 후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약 중 10.5%가 가짜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서아프리카의 거리에서 불법 판매되다 압수된 약들. WHO 제공
에든버러 대학 연구팀은 매년 7만2000∼16만9000명의 어린이들이 가짜 폐렴 약 때문에 사망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런던 위생·열대 의학 스쿨은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에서는 매년 11만6000명의 아이들이 가짜 말라리아 치료약 때문에 숨졌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 지역에 유통된 말라리아 치료약의 65%가량이 가짜로 밝혀진 때문이다. 이에 따른 추가 의료 비용은 3850만달러(약 415억원) 가량으로 추정됐다.

WHO 관계자는 “부모가 먹지도 않고 모은 돈으로 아이 치료약을 샀는데 그 가짜 약 때문에 아이가 죽었다면 심정이 어떻겠느냐”며 “부작용을 부르는 불법 복제약은 결코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WHO는 특히 의료시스템이 미흡한 국가들이 가짜 약 불법 거래를 근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英 비아그라 약국 판매 첫 허용...“가짜 약, 불법거래 퇴치” 목적

영국 의약품안전청(MHRA)은 이날 파이자의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를 ‘처방전 의약품’(POM)이 아닌 ‘약국 의약품’(P)으로 분류한다고 발표했다. 내년 봄부터 영국에 사는 18세 이상 성인 남성은 비아그라를 의사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있다. 가디언은 다만 심각한 심혈관 질환, 간 손상, 심각한 신장 질환,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특정 약을 복용하는 경우에는 기존처럼 의사 처방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영국 BBC방송은 이번 결정의 배경에 대해 “의사에게 발기부전임을 알리고 싶지 않은 남성들이 온라인 등 불법거래에 몰두했고, 가짜 비아그라 유통 규모도 매년 확대했다”고 지적했다. 1998년 비아그라가 시장에 나온 이후 가짜 약이나 불법 거래가 확산하면서 범죄자의 배만 불렸다고 덧붙였다.

2006년 100만여건에 달하던 영국 내 비아그라 처방은 지난해 295만여건으로 10년새 3배가량 늘었고, 이 기간 검은 시장 규모도 커졌다. 최근 5년간 영국에서 압수된 불법 비아그라만 5000만파운드(약 722억원)어치 이상이다. 특히 지난해 1700만파운드어치가 압수되는 등 매년 검은 거래가 늘어나고 있다. MHRA 관계자는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하는 가짜 약을 더 이상 찾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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