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한국 농구는 지난 20년간 침체기였다. 1990년대 농구대잔치 때만 해도 겨울스포츠 최강자로 군림했지만 지금은 경쟁자 배구에 밀리고 있다. TV시청률만 봐도 이미 2015∼2016시즌 남자농구(0.29%)는 남자배구(1.10%)와 여자배구(0.71%)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경기력 저하, 스타 선수 부재 등으로 농구팬들이 점차 떠나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최근 대표팀이 활약한 일주일은 달랐다. 뉴질랜드전에서 승리하고 중국전에서 비록 패배했지만 대표팀에게는 “졌지만 잘 싸웠다”는 팬들의 호평이 뒤따랐다. 한국 농구의 흥행 부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흥행 보증수표인 스타 선수 또한 늘고 있다. 이정현(30)은 올해 전주 KCC로 이적하며 국내 선수 최초로 연봉 9억원 시대를 열었고, 오세근(30·안양 KGC인삼공사)은 올 시즌 ‘국보 센터’ 서장훈에서 명맥이 끊긴 국내 선수 시즌 평균 ‘20득점-10리바운드’ 고지를 바라보고 있다. 중국전에서 당찬 돌파를 보여준 ‘신성’ 허훈(22·부산 kt)도 열기를 더하는 기폭제로 지목된다. 여기에 문경은, 이상민, 현주엽 감독 등 농구대잔치 시절 ‘오빠’들이 펼치는 코트 위 지략 대결도 확실한 흥행 요소로 자리 잡았다.
남자 대표팀은 내년 2월 잠실체육관에서 홍콩, 뉴질랜드와 맞대결을 벌인다. 대표팀의 선전으로 다시 한 번 ‘오빠부대’가 나타날 그날을 기대해본다.
이동수 기자 samenumb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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