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월드이슈] 아마존은 매일 웃지만, 직원들은 매일 울고 있다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17-11-27 13:51:28 수정 : 2017-11-27 13:51:28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아마존 물류공장 근로자들 열악한 근무환경 성토…“주 55시간 근무에 병원에 실려가기도”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고공행진은 직원들의 눈물로 만들어진 것일까.

아마존의 성장 속도가 무섭다. 미국 쇼핑 성수기인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온라인 매출 실적이 18%이상 증가할 것이란 전망으로 주가가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미국에 제 2본사 설립과 전세계 수 천개의 물류창고 확장, 대규모 인력 충원에 나섰다.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베저스는 1000억 달러 이상의 재산을 보유한 세계최고 부자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이같은 눈부신 성과 아래 아마존 물류 창고 직원들은 열악한 근무환경과 저임금, 과중한 업무로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26일(현지시간) 영국 동부 틸버리의 물류 창고에 잠입 취재를 통해 직원들이 주당 55시간 근무하며, 과로로 앰뷸런스에 실려가기도 하는 현장을 고발했다. 이들이 근무하고 있는 영국 틸버리 물류창고는 아마존이 올해 초 영국 4개 지역에 공격적으로 확장한 물류센터 중 하나다.

근로자들은 짧은 시간내에 과도한 할당량을 채우도록 종용받는다. 직원들의 업무시간은 오전 7시30분 부터 오후 6시까지. 이 중 쉴 수 있는 시간은 2시간30분정도다. 근무 내내 창고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는 모든 직원의 움직임을 감시하며, ‘시간당 300개의 물품 처리’라는 목표량을 채우는지 확인한다. 만약 해당 목표를 채우지 못할 경우 스크린은 직원에게 할당량을 채우지 못했다고 알림을 보낸다. 그렇다보니 서서 졸고 있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며 일부는 쓰려져 병원에 실려가기도 했다. 근무 환경 역시 열악하다. 물류 창고 내부는 햇빛이 들어오지 않는다. 대신 24시간 내내 형광등이 켜져있기 때문에 직원들은 낮인지 밤인지 확인할 수 없다. 화장실은 근무지와 500m 떨어진 곳에 있으며 정해진 시간에만 갈 수 있다.

직원들은 연일 회사의 ‘무지막지한 업무 할당량’과 열악한 근무 조건에 대해 연일 불만을 토로한다. 직원 게시판에는 ‘왜 우리는 앉는게 허락되지 않고 늘 서 있어야 하는건가? 우리는 동물이나 노예가 아니라 인간이다’라는 성토 글이 빼곡히 적혀있다. 한 직원은 “몇몇 사람들은 왜 그렇게 직원들이 자주 바뀌느냐고 묻는다”며 “그건 바로 살인적인 근무환경 때문이다. 나는 완전 소진상태다”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직원은 “나는 허벅지 뒤쪽 근육이 파열돼 움직일 수 없었지만 계속 일을 해야 했다. 내 동료도 무릎 인대가 찢어졌지만 이틀밖에 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는 영국 물류센터만의 문제가 아니다. 앞서 지난 24일 이탈리아와 독일의 아마존 직원 수천명이 파업에 돌입했다. 이탈리아 북부 피아첸차에 있는 배송센터 직원들은 “아마존이 급격히 성장했으나 이익을 노동자와 제대로 나누고 있지 않다”며 교대 근무 보장 등 근무환경 개선을 촉구했다. 독일 라이프치히, 라인베르크 등 물류센터 6곳의 직원 2500명도 급여 인상과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이틀간 파업에 나섰다.

아마존 측에서는 이에 대해 “우리는 영국 물류센터 설립을 통해 수천개의 일자리를 창출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목표랑 설정은 각각 직원들의 이전 실적을 바탕으로 산정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또 “우리는 경쟁력있는 혜택을 통해서 안전하고 긍정적인 업무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 관계자는 직원들이 과로로 병원에 실려가는 것에 대해서도 “지난해 영국 물류 창고에 43번정도의 앰뷸런스 출동이 있었지만 그 중 ‘카테고리 A’에 해당하는 응급환자는 15명정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남혜정 기자 hjnam@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