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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만남·의료비·대학 입학 등 남한 사회 정착 돕겠다”

입력 : 2017-11-24 21:19:38 수정 : 2017-11-24 22: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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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병사돕기운동본부’ 발족한 선문대 3학년 홍혜린씨 “의식이 깨어나자마자 가장 먼저 가수 아이유와 걸그룹 소녀시대의 노래를 듣고 싶어했다는 기사를 보고 북한 병사도 젊은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조만간 아이유와 소녀시대 멤버들을 수소문해서 탈북 병사와의 만남을 주선해 보겠습니다.”

지난 1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북한군의 총격 세례를 받으며 기적적으로 대한민국 품에 안긴 귀순병사 오청성(24)씨를 돕기 위해 탈북병사돕기운동을 제안한 선문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3학년 홍혜린(22)씨의 말이다.
목숨을 걸고 남쪽으로 달려온 귀순 병사를 보고 뭐라도 돕고 싶다는 생각 끝에 최세진(서강대 심리학과4)씨와 의기투합해 탈북병사돕기운동에 나선 선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3학년 홍혜린씨.

홍씨는 24일 “평소 통일문제에 관심이 많기도 했지만, 여러 발의 총알을 맞고도 자유를 찾기 위해 목숨을 걸고 남쪽을 향해 뛰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뭉클했다”면서 “하지만 수술비가 1억원이 넘는다는 기사가 나오고, 통일부·국방부 등 정부 부처에서 병원비를 서로 떠넘기려는 듯한 인상을 줘 ‘이건 아니지’하는 마음이 들어 지인들과 이야기 하다 직접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홍씨는 세계일보가 운영하는 통일지도자아카데미에서 인연이 된 탈북 여대생 최세진(서강대 심리학과 4학년)씨와 일단 탈북병사돕기운동본부를 출범시키고, 차후 조직이나 사업 등을 확대할 계획이다.

24일엔 ‘JSA 탈북병사돕기운동을 제안하며’라는 취지문을 작성하고, 대학 구내에 있는 은행에서 후원계좌(국민은행 865301-00-018410 예금주 홍혜린: 탈북병사돕기운동본부)를 열었다.

“학과 동기 등이 탈북 병사를 돕는 운동을 시작했다는 소식을 듣고 벌써 동참하겠다는 연락이 오고 있다”는 홍씨는 “의욕만 앞서 놓칠 수 있는 것들이 많아 통일아카데미에서 만난 박사·교수님 등 주변 어른들께 하나하나 자문을 구하며 일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Facebook), 트위터(Twitter), 밴드, 카카오톡 등 여러 사회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탈북병사돕기운동 소개와 활동 홍보에도 나설 계획인 홍씨는 “탈북 병사가 국민적 관심을 끈만큼 다른 관련 단체들과도 연대를 모색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홍씨와 함께 탈북병사돕기운동본부를 제안해 공동대표를 맡은 서강대 최세진씨는 “탈북민인 저도 홍혜린씨와 똑같은 심정에서 오 병사 돕기에 나섰다”면서 “지금 기말고사 기간이라 시험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홍씨와 최씨가 발표한 탈북병사돕기운동 취지문 ‘JSA 탈북병사돕기운동을 제안하며’ 전문이다.

‘2017년 11월 13일 지구촌의 마지막 냉전 현장인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북한군 오청성 하전사(병사)가 남쪽으로 뛰었습니다. JSA를 경비하던 다른 북한군 병사들은 수십 발의 총격을 가했고, 자유를 찾아 나선 스물네 살의 청년은 여러 발의 총상을 입고 쓰러졌습니다.

두 차례의 수술 끝에 기적적으로 의식을 회복한 오 병사는 "여기가 남쪽이 맞느냐"며 목숨을 건 탈북 성공을 확인한 후 “남한 노래를 듣고 싶다”, “한국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싶다”고 했다고 합니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8년째 군복무 중이었다고 합니다.

탈북을 결심하고 실행하기까지 많은 고민과 두려움이 있었을 것입니다. 더욱이 하루 전까지만 해도 전우였던 북한군이 등 뒤에서 총격을 가할 때의 심정은 오죽했겠습니까. 까딱하면 자유는커녕 깨어나지도 못할 뻔했던 오 병사는 대한민국 국민의 기원과 의료진의 놀라운 시술로 건강을 회복했습니다.

하지만 오 병사를 기다리고 있는 건 장밋빛 미래만은 아닙니다. 거액의 병원비. 치료비는 물론 앞으로 초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살아가야할 불확실한 내일도 감당해야 합니다. 친인척 한 명 없는 낯선 땅에서 누군가 따뜻하게 손을 잡아줘야 합니다.

이에 남북 분단을 아파하고 통일을 희구하는 동년배 청년으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어 탈북병사돕기운동본부를 발족해 목숨을 걸고 자유를 찾아온 오 병사가 대한민국에 편안하게 정착할 수 있을 때까지 물심양면으로 돕기로 하였습니다. 뜻있는 분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기대합니다.”(문의: ghdgpfls8@naver.com)

조정진 기자 jj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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