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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중증외상센터장)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중증외상 권위자인 그가 사경을 헤매던 북한 귀순 병사를 살려낸 한 편의 의학 드라마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2011년 아덴만 여명작전에서 총상을 입은 석해균 선장 목숨을 구한 인물이 바로 그여서 더욱 극적이다.

미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이 교수의 활약상을 집중 조명했다. “이번 사태의 ‘맥드리미(McDreamy)’는 바로 이국종 교수”라고 소개했다. 맥드리미는 미국 의학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에 나오는 매력적인 남자 주인공 의사의 별명이다. 국내 언론은 두말할 것도 없다. 병원에 진을 치고 연예인급으로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도하고 있다. 의학 드라마 ‘골든타임’과 ‘낭만닥터 김사부’ 실제 모델이었던 사실, 2014년 교통사고로 숨진 그룹 ‘레이디스코드’ 멤버 권리세 수술에 참여한 기억도 소환하고 있다. 가히 ‘이국종 신드롬’이라 할 만하다.

최근 그에 대한 급관심은 “사경을 헤매던 병사가 의식을 회복했다”는 낭보를 전한 22일 기자회견부터 시작됐다. 이 교수가 그 자리에서 “의사에게 환자 인권은 ‘목숨을 구하는 일’인데 말이 말을 낳은 상황에 깊은 자괴감이 든다”며 격한 심정을 토로했다. 귀순 병사의 기생충 감염 사실 공개를 두고 정의당 김종대 의원이 인권침해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 서운함을 드러낸 것이다. 이후 “국민과 환자를 위해 헌신한 영웅을 흔들지 말라”는 동정여론이 일었고 김 의원에 대한 뭇매가 쏟아졌다. 김 의원은 하루 만에 사과했다.

이 교수에 대한 지지는 외상센터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그가 “헬기를 탈 사람이 없어 임신 6개월 간호사가 나간다”고 호소한 후 청와대 ‘권역외상센터 지원’ 청원에 ‘동의’ 글이 쇄도했다. 청와대는 외상센터 지원에 착수키로 했다. ‘이국종 효과’라고도 한다.

이 교수가 어제 “더 이상 언론에 나서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열악한 외상센터 실상을 어느 정도 알렸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자신에게 과도한 관심이 쏠리는 데 대한 부담도 컸을 것이다. 그의 말을 존중해야 한다. ‘신의 손’으로 불리는 그에겐 귀순 병사만큼이나 다급한 외상환자 120여명이 있기 때문이다.

박태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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