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8월 이후 분양 일정에 들어갔던 민영주택 43곳 중 53.5% 수준인 23곳이 청약접수가 미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달 청약접수를 마친 경기 이천시의 마장지구 B4블록 호반 베르디움은 529가구를 모집했지만 228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이 지역 코아루 휴티스 1단지는 287가구 공급에 나섰지만 74가구가, 2단지도 143가구를 공급했지만 78가구가 남았다.
주요 신도시에서도 이런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이달 청약일정을 진행한 동탄2신도시 C블록 대방디엠시티 더센텀은 457가구 공급에 나섰지만 178가구가 남았다. 다만 같은 지역에 분양한 동탄 레이크 자연앤푸르지오는 전 세대 1순위 마감했다.
청약접수 미달 상황은 결국 8·2대책을 포함한 정부 규제가 그간 활발했던 투자 수요를 잠재운 게 주요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경기 지역은 전통적으로 서울발 부동산 투자 열풍에 따라 동반 상승을 겪던 곳으로 거주 여건이나 투자 요인이 취약한 곳이 많아 타격을 크게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그간 감소하던 경기 지역 미분양 주택이 8·2 대책 이후인 지난 9월부터 증가세로 반전했다.
분양 물량뿐 아니라 입주 물량도 경기 지역에 한동안 쏟아질 예정이다. 오는 12월 경기 지역 입주 물량은 전년 동월(1만637가구)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2만4821가구에 이른다. 전국 입주 물량(5만2560가구)의 절반에 육박한다. 공급과잉 현상이 지속될 경우 호재가 뚜렷한 일부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 경기 지역 주택시장은 장기간 침체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경우 최근 강남 재건축 단지 일부가 사업에 속도를 내는 등 호재로 집값이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경기 지역에까지 온기를 불어넣기엔 한계가 뚜렷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집값은 0.26% 올랐지만 경기·인천 지역은 0.02% 오르는 데 그쳤다. 경기·인천은 최근 수주간 변동률이 0.00∼0.03%를 기록 중이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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