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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초는 누가 어떻게 정했나”… 시간의 정체 파헤치다

입력 : 2017-11-25 03:00:00 수정 : 2017-11-24 21: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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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버딕 지음/이영기 옮김/엑스오북스/2만7000원
시간은 왜 흘러가는가/앨런 버딕 지음/이영기 옮김/엑스오북스/2만7000원


지난 수세기 동안 초(秒)는 추상적으로만 존재하는 시간이었다. 1분의 60분의 1, 1시간의 3600분의 1, 하루의 8만6400분의 1처럼 단위였을 뿐이다. 초는 15세기에 독일에서 만들어진 추시계에 처음 등장했다.

1960년대 들어 과학자들은 세슘원자가 자연상태에서 1초 동안 91억9263만1770차례나 양자진동(quantum vibration)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진동수를 1초의 단위로 새롭게 정의했다. 이에 따라 초는 이전보다 대여섯 자리 이상 더 정확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다.

신간 ‘시간은 왜 흘러가는가’(Why Time Flies)는 시간에 대한 궁금증을 풀이해준다. 저자는 뉴요커 수석편집장 출신의 과학저술가 앨런 버딕이다.

시간에 묶이는 느낌이 들어 손목시계도 차지 않았다는 저자는 자신을 계속 끈질기게 따라다닌 궁금증, 시간의 본질이 무엇인지 알아내고자 10여년간 시간을 추적했다. 프랑스 파리 국제도량형국, 미국표준기술연구소 등 시간을 가장 정확하게 측정하는 다양한 기관을 방문했다. 알래스카 북부의 기지에서 생물학자들과 2주간 시간을 보내면서 자신의 몸을 실험대상으로 삼기도 한다.

저자가 가장 주목하는 시간은 인간 몸속 시간, 즉 생체시계다. 인간 신체기관과 세포에는 많은 시계가 퍼져 있고 그 시계들은 서로 커뮤니케이션하면서 보조를 맞춘다. 각자 리듬에 맞춰 째깍거리는 이 시계들의 지휘자는 뇌 아래쪽 시상하부의 시교차상핵이다.

사회운동가 제러미 리프킨은 디지털시대가 시작되던 때 “인류가 (디지털을 통한) 인공시간에 둘러싸이게 됐다”며 시간을 비판했다. 기원전 2세기 로마 희극작가 플라우투스는 해시계 유행을 두고 “나의 하루를 비참할 정도로 토막토막 조각내 버렸다”고 독설했던 기록도 있다. 그러나 이는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매인 삶의 양식이 문제인 것이지 시간 자체를 비난할 일은 아니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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