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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 독립의 초석 다진 대한민국 초대 대법원장 법률가로서의 김병로 생애

입력 : 2017-11-25 03:00:00 수정 : 2017-11-24 21: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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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섭 지음/박영사/3만원
가인 김병로/한인섭 지음/박영사/3만원


초대 대법원장인 가인 김병로(1887∼1964)의 행적과 생애를 쓴 책이다.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10여년에 걸친 연구를 바탕으로 집필했다. 개화기 의병항쟁기부터 군부독재 시절까지 격동의 한국현대사를 살아온 가인의 생애를 정리했다.

저자는 이승만 정권에 맞선 사법권 수호 노력, 4.19와 5.16 전후의 독재 및 군정종식, 문민정권 수립을 위한 활동 등을 자세히 정리했다. 저자는 1차 자료, 원자료의 서술을 바탕으로 김병로의 삶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고자 노력했다. 아울러 그의 인간적 약점과 사회적 한계가 무엇일지도 짚어본다. 저자는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춰 썼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저자는 “한국 현대사가 워낙 부침이 심해서 이리저리 흔들리지 않고 꼿꼿하게 살아간 사람이 많지 않다”며 “관행이나 물욕을 따르지 않고, 권력에도 위축되지 않는 인간상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청소년들이 가인의 삶을 접한 뒤 희망을 버리지 않고 노력과 열정을 품으면 좋겠다”며 “김병로 선생과 마주 앉아 대화하는 마음으로 써 내려갔다”고 했다. 저자는 김병로라는 인물에 대해 상찬을 늘어놓기보다는 당대에 만들어진 1차 자료를 바탕으로 법률가로서의 행적을 고증했다.

저자에 따르면 김병로는 항일 변론의 최전선에 서서 각처를 돌아다니며 변호 활동을 펼친 탓에 조선 좌경변호사로 낙인찍혔고, 민족의 분열보다는 통합을 위해 줄곧 노력했다. 또 대법원장으로 임명된 뒤에는 사법부의 독립을 지켜가면서 이승만 대통령의 정권 장악 시도를 견제했다.

저자는 “공직자로서 사적 이익을 탐하지 않아 ‘지공무사’(至公無私)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은 인물”이라고 했다. 한 교수는 책에서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가인의 대법원장 퇴임 직후 삶을 정확하고 자세하게 정리하는 한편 ‘입법가’ 김병로를 부각하는 데도 중점을 뒀다. 대한민국 법률의 뿌리이자 법의 거인이라고 할 수 있는 셈이다.

저자는 “청렴 강직했던 가인은 가난을 불평하지 않았다. 그의 공직자의 삶이 지금까지 큰 울림을 주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고위공직자에 대한 인심이 땅에 떨어진 지금 교훈을 주는 저서다.

정승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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