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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길게 더 넉넉하게… 코트도 패딩도 대세는 '롱~'

입력 : 2017-11-21 20:46:41 수정 : 2017-11-21 20:4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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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고풍 패션 부활 힘입어 / 오버사이즈 스타일 유행 / 코트 소매·밑단 길어지고 / 장식·소재·무늬 등 다양화 / 이너 코디따라 매력 달라져 / 젠더리스·스타 마케팅 효과 / 스포티한 ‘롱 다운’ 인기 / ‘평창 패딩’ 품귀 현상 빚기도 / 화려한 니트·원피스와 매치 / 사이하이 부츠 신으면 세련 무릎 아래로 내려오는 코트·패딩이 ‘한물간 옷’의 전형이던 시절이 있었다. 불과 10여년 만에 흐름이 달라졌다. 올겨울은 길고 넉넉할 수록 세련된 차림이 됐다. 코트는 물론 패딩마저 ‘벤치다운’이란 이름으로 길고 풍성해졌다. 업계에서는 이를 세계적 대세인 스포티즘과 실용주의, 복고 패션의 영향으로 본다. 시장 경쟁이 심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해석도 있다. 세계적으로 성별 구분을 없앤 ‘젠더리스’ 패션이 인기를 끌고 여성들이 패션에 자기 주장을 담는 흐름도 한몫했다. 

라푸마 `레오2` 벤치다운
◆어깨선은 내려오고 품은 넉넉하게

무릎을 덮을 만큼 긴 코트는 올해 내내 인기다. 봄·가을부터 해외 언론에서는 오버사이트 트렌치 코트를 다루는 보도들이 눈에 띄었다. 이 흐름은 겨울로 이어지고 있다. 패션홍보사 APR 관계자는 “레트로 무드(복고풍)의 인기에 힘입어 1970년대 유행했던 길고 넉넉한 오버사이즈 스타일이 부활하며 코트 어깨선이 내려온 지 오래”라며 “올 시즌에는 더 나아가 소매가 길고 풍성해지고 품마저 넉넉해졌다”고 전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롱코트가 한층 길어지고 디자인이 다양해졌다”며 “격자(체크무늬), 벨트 장식 등이 더해지고 소재도 고급화됐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이에 대해 “오버사이즈 코트의 유행이 계속되면서 각 브랜드들이 이것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우니 길이감으로 다양성을 노린 것 같다”며 “다양한 키의 소비자들을 위해 아예 짧은 것, 중간, 긴 기장으로 상품이 다양화됐다”고 분석했다.

구호
여성복 브랜드 보브에서는 9월 말∼10월 중순까지 출시한 13종의 코트 중 무릎을 덮는 긴 기장의 5종이 재생산에 들어갔다. 여성복인 스튜디오 톰보이도 무릎을 덮는 긴 기장의 코트를 선보였다. 최근 다시 인기를 얻고 있는 더플 코트 역시 오버사이즈에 긴 기장으로 출시했다. 이 브랜드의 최상위 제품군인 ‘아틀리에 라인’에서는 길고 날씬한 몸매를 부각시키는 발목 기장의 롱 코트를 내놓았다. 여성 캐주얼 브랜드 지컷도 발목까지 내려오는 회색·갈색 코트를 선보였다. 여성복 구호는 타탄체크무늬에 어깨선이 내려간 긴 기장의 코트, 전체 홑겹 핸드메이드 봉제를 한 긴 오버사이즈 코트를 출시했다.

APR 관계자는 “군더더기 없고 고전적인 오버사이즈 코트는 중성적 매력이 돋보이고 다양한 스타일로 겹쳐 있기 좋아 출퇴근용 차림부터 스트리트룩까지 가능하다”며 “오버사이즈 코트에 올겨울 유행하는 긴 치마나 원피스를 입으면 여리여리한 여성미를 발산할 수 있고, 반대로 후디나 가죽재킷을 택하면 품이 넉넉해 멋스러울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관계자는 또 “올겨울에는 빨강, 머스터드옐로 등 밝은 색상이 떠오르고 있다”며 “밝은 색 코트에 어울리는 색상을 찾기 어려우면 보색 관계나 자연 속 낙엽·꽃 등의 대비를 떠올리며 골라보라”고 덧붙였다.

지컷 측은 긴 코트 안에 발등을 덮는 헐렁한 긴 바지, 발목까지 내려오는 꽃무늬 원피스 등을 입으면 세련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근한 니트, 부드러운 블라우스도 긴 코트와 코디하기 좋다. 

빈폴멘
◆운동복에서 영향 받은 ‘벤치다운’ 열풍

‘벤치다운’의 열풍도 뜨겁다. 10∼20대 초반에서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필수 패딩으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종아리 중간까지 오고 품도 넉넉하다보니 ‘이불을 두른 것 같다’ ‘애벌레가 모인 듯하다’는 시선도 있지만 따뜻함과 실용성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LF 측은 “가을·겨울 다운의 가장 큰 특징은 길이가 더욱 길어졌다는 점”이라며 “라푸마의 남자용 100 사이즈 벤치다운 길이는 지난해 100㎝에서 올해는 110㎝로 늘어났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배 이상 늘었다. 스포츠웨어 질스튜어트스포츠의 벤치다운도 ‘박서준 패딩’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평창 겨울올림픽 공식 후원사 롯데백화점이 내놓은 ‘평창 패딩’은 품귀 현상을 빚으며 화제가 됐다. 빈폴멘, 에잇세컨즈도 벤치 다운 인기에 가세했다. 여성복 브랜드인 보브, 지컷, 톰보이 역시 종아리까지 내려오는 패딩 제품을 선보였다.

LF 측은 “롱다운 인기에는 세계 패션계에 불고 있는 스포티즘 열풍, 운동복이 멋으로 승화되는 에슬레저 흐름이 반영됐다”며 “여기에 기성 패션에 대한 반항적 태도와 거리문화가 더해지니 의도적으로 과장된 길이와 오버사이즈 핏으로 진화했다”고 보고 있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 성향이 강해진 것도 원인이다. 올겨울 한파가 강하리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타인의 시선보다 보온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스타 마케팅도 불을 지폈다. LF 측은 “‘벤치다운’ ‘벤치파카’라는 단어는 프리미어리그 축구선수들이 벤치에서 입어 나온 말로 이들의 광고 효과가 첫출발이었지만, 최근 국내에서는 야외 버라이어티 예능 프로가 인기를 얻으면서 촬영 전 보온용으로 잠깐 입던 벤치다운이 대중에 노출될 기회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남성복과 여성복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젠더리스의 영향으로 여성들도 롱패딩을 즐겨 입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롱 패딩은 블랙, 베이지 등 기본 색상이 대부분이라 화려한 색의 니트를 안에 입으면 좋다”며 “단순한 디자인의 패딩 점퍼에는 굽이 있는 앵클부츠,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사이하이 부츠를 신으면 세련되고 여성스러워 보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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