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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년 만에 3관왕… 대박∼슈퍼루키!

입력 : 2017-11-20 18:49:26 수정 : 2017-11-20 21:3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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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 LPGA 첫 해 세계 평정 / 시즌 최종전 CME 공동 6위 / 톰프슨 실수로 ‘올해 선수’까지 / 朴 “극적인 상 받아 얼떨떨… 영광” / 유소연도 수상… 태극낭자 ‘기염’ / ‘닥공·남달라·기록파괴자’ 별명 / “세계 최고의 스윙 소유자” 극찬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17시즌 최종전 CME 그룹 투어챔피언십 마지막 날 경기가 열린 20일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클럽(파72) 18번홀. 단독선두를 달리던 렉시 톰프슨(22·미국)이 30㎝짜리 파퍼팅을 놓치자 갤러리들의 탄식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시선은 박성현(24·KEB하나은행)에게 쏠렸다. 이미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를 쳐 공동 6위로 대회를 마치고 신인상과 상금왕을 확정지은 박성현이 ‘올해의 선수’까지 수상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올해의 선수로 뽑힌 박성현(오른쪽)과 유소연이 20일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함께 들고 활짝 웃고 있다.
네이플스=AFP연합뉴스

곧이어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낚은 에리야 쭈타누깐(22·태국)에게 톰프슨이 역전을 허용하며 공동 2위가 확정되자 박성현에게 환호가 쏟아졌다. 우승하면 올해의 선수 포인트 30점을 얻을 수 있었던 톰프슨이 12점을 더하는 데 그치며 159점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162점인 박성현은 유소연(27·메디힐)과 동률이 돼 LPGA 투어 사상 최초로 올해의 선수상을 공동 수상하게 됐다. 한국 선수로는 2013년 박인비(29·KB금융그룹) 이후 두 번째다. 무엇보다 박성현은 1978년 낸시 로페스(미국) 이후 39년 만에 신인상·올해의 선수·상금왕 3관왕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내심 평균타수 1위까지 노리며 39년 전 로페스의 4관왕 재현도 바라봤지만 이는 톰프슨에게 양보해야 했다.

박성현은 “경기가 끝나고 올해의 선수상은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공동 수상 결정이 났을 때는 굉장히 얼떨떨했다”면서 “극적으로 이 상을 받았고 굉장히 영광스럽지만 앞으로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알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성현이 이룬 성과는 ‘역대급’이라고 할 만하다. 신인왕은 기대했지만 이런 엄청난 성과는 예상하지 못했다. 그는 초등학교 2학년 때인 2000년 어머니 권유로 처음 골프채를 잡았다. 한국외대 4학년 재학 중인 2012년 10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발을 내디뎠지만 KLPGA 1부 투어 첫해인 2014년 24개 대회에 출전해 10번이나 컷 탈락할 정도로 그저 그런 선수였다.

그러나 박성현은 1년 만에 급성장했다. 2015년 메이저 대회인 한국여자오픈에서 첫 우승을 일궈냈고 그해 3승에 상금 2위에 오르며 본격적인 ‘성공시대’를 열었다. 2016년 20개 대회에 출전해 7승과 시즌 상금 13억3300만원을 쓸어 담으며 KLPGA 무대를 평정했다. 특히 틈틈이 비회원 자격으로 출전한 LPGA 투어 7개 대회에서 상금 68만2000달러(약 7억5000만원)를 획득해 LPGA 상금 40위권 이내에게 주어지는 투어 참가자격을 남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얻어내 눈길을 끌었다. 
박성현이 20일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클럽에서 열린 LPGA 투어 시즌 최종전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마지막 날 2번홀에서 아이언샷을 날린 뒤 공의 궤적을 바라보고 있다.
네이플스=AFP연합뉴스

2017년에는 이미 세계랭킹 10위의 ‘슈퍼루키’로 본격적으로 LPGA 투어에 나섰고 7월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첫 우승의 낭보를 전했다. 그 기세는 8월 캐나다 여자오픈에서 시즌 2승으로 이어졌다. 11월 초에는 비록 일주일간이었지만 신인 최초로 세계 랭킹 1위에 오르는 쾌거도 이뤄냈다. 이제 펑산산(28·중국)에 잠시 내준 세계 1위 자리도 탈환을 노린다. 공격적인 플레이 스타일로 ‘닥공’과 ‘남달라’라는 별명을 얻은 박성현은 미국에서는 ‘기록 파괴자(Record Breaker)’로도 불리고 있다. 미국 매체 골프채널의 해설자 브랜델 챔블리는 박성현을 “세계 최고의 스윙 소유자”라고 호평했다. 한국을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8일 국회 연설에서 박성현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며 한국 선수들의 선전을 극찬했다.

박성현과 함께 올해의 선수가 된 유소연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4월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두고 6월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2승째를 챙기는 등 통산 5승째와 함께 세계랭킹 1위에도 등극해 박성현에게 밀려날 때까지 19주간 이 자리를 지켰다. 또한 올해 메이저대회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선수에게 주는 ‘안니카 메이저 어워드’도 수상했다. 하지만 부친의 세금 체납 논란과 부상 등 악재가 겹치며 후반기 부진했던 것이 아쉬웠다.

한편 올 시즌 한국 선수들은 33개 대회에서 15차례 우승하며 LPGA 최강자로 자리 잡았다. 15승은 2015년 기록한 한 시즌 최다승 타이기록이다. 김인경(29·한화)이 3승으로 최다승을 챙기는 등 11명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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