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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文정부, 경총 따돌리는 이유 속 시원히 말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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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1-20 23:25:24 수정 : 2017-11-20 23:2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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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 출범 후 노사관계나 일자리 협의 과정에서 재계를 푸대접하는 현상이 노골화하고 있다.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가 지난 13일 개최한 ‘전국 일자리위원회 워크숍’에 경영자총협회를 배제한 것이 비근한 예다. 박병원 경총 회장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과 함께 일자리위원회의 사용자 측 위촉위원이다. 그런데도 경총 측은 초청을 받지 못해 행사 자체를 몰랐다고 한다. 어처구니가 없다.

이번 워크숍에는 관계 부처와 지자체, 공공·민간 분야 등의 140여 개 기관에서 400여 명이 참여했다. 일자리 정책을 집행·실행하는 관계자가 총출동한 행사에서 국내 유일의 전국 단위 사용자단체인 경총이 ‘왕따’를 당한 것이다. ‘경총 패싱(passing·배제)’이라는 말이 나오는 게 무리가 아니다. 박용만 회장과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각각 사용자와 노동자를 대표해 정부에 제안을 했다고 한다. 앞서 지난 9월 말에는 고용노동부가 고용보험위원회의 사용자위원 6명 중 한 명인 경총 임원의 임기가 만료되자 여성 인사로 교체했다.

경총의 왕따는 새 정부 시책에 쓴소리를 한 것이 요인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김영배 부회장은 지난 5월 정부의 정규직 전환과 관련해 “사회 각계의 정규직 전환 요구로 기업들이 매우 힘든 지경이다”라고 했다. 그러자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경총은 비정규직으로 인한 사회 양극화를 만든 주요 당사자로서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질책했고, 뒤이어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경총 회관에 침입해 ‘노동적폐 온상 경총은 해체하라’고 외치며 점거농성을 벌였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3일 서울대 금융경제세미나 수업에서 “기존 경총과는 다른 새로운 사용자단체의 탄생과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경제계 대화 파트너로 대한상의만 주로 상대하고 있다. 자기 마음에 드는 단체하고만 얘기하는 편협한 시각이 아닌지 묻고 싶다. 경총은 내부적으로 정부와 코드를 맞추라는 신호로 여기는 눈치다. 재계의 맏형 격이던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박근혜정부 시절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과 기금모금에 연루돼 이미 적폐세력으로 몰려 거덜이 난 상태다.

일자리 창출은 노·사·정이 함께 소통하고 협력해야 하는 난제다. 노사관계를 떠받치는 두 축의 하나인 재계가 제 기능을 못하면 경제정책은 제대로 굴러가기 어렵다. 정부의 편협한 사고가 경제 회생과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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