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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반도 지진 대응 이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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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1-20 21:01:05 수정 : 2017-11-20 21: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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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 경주에서 지진이 일어났다. 지진 규모는 5.8로 온 나라가 들썩였으며 정부와 관계기관에서 건물이나 인프라의 내진 성능기준을 검토하는 등 대책을 세우면서 1년이 지났다. 14개월이 지난 15일 또다시 포항에 규모 5.4의 강진이 발생해 사상 초유로 대입 수학능력시험이 연기되기에 이르렀다.

포항지진은 경주지진과 비교할 때, 진원의 깊이가 경주의 절반에 미치지 않은 천부 지진으로 발표됐다. 지표 부근의 암반에서 발생하는 천부 지진은 순간적인 에너지가 발생하므로 피해를 주는 파괴력이 심부 지진보다 더욱 크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문헌을 보면 우리나라는 삼국시대부터 1500여 회의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기상청 자료에 의하면 2016년에는 전국에서 규모 2.0 이상의 지진이 250여 회 발생했다고 한다.

백용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복합재난연구단장
그럼 지진에 대한 대응책은 없는 것인가. 지진은 언제, 어디에서 발생할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정확하지는 않지만 과학기술의 발달로 지진다발지역을 어느 정도는 추론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지진 대책을 세우면 재해가 발생했을 때 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이에 경주지진과 이번 포항지진을 분석하면 국내 발생 지진의 특성을 다소 읽어낼 수 있다.

지진 대비를 위해 국내의 지반 특성에 대한 정부 차원의 조사와 그에 따른 데이터베이스화가 선결돼야겠다. 현재 활성단층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으나 지표의 단층조사에 그치지 말고 암반 및 지반의 특성을 조사하고 토층심도, 토질 및 암질 특성, 암반상태 등을 국가가 조사 관리할 필요도 있다. 경주지진의 경우 양산단층과 관련이 있다고 보도됐으며, 포항지진은 양산단층과 직접적인 연관은 적은 듯해 보이나 동해안 지역의 지질 특성상 유사한 단층군이 모여 있는 지역이라 향후에도 지진 발생이 예측되고 있다.

문제는 최근 2년간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일어난 동해안 부근에 원전시설물과 방폐장이 즐비해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 국가 주요시설물로 국가 차원의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반면 민간시설물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그런 면에서 우선 정부는 지진발생위험지도와 지진 강도별 피해 범위 및 규모를 설정해 주요 시설과 건물 관리에 활용하고 시민들과 공유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국내의 지반 특성이 먼저 파악돼야 한다. 국내의 지반 특성과 활성단층도를 토대로 지진발생위험지도를 만들고 이를 이용해 대형 시설물과 유지관리의 사각지대에 있는 건축물을 관리하면 지진 시 그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이어, 국가시설물보다는 민간시설물 관리 방안에 대해 법과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고 체계적인 관리 방안이 모색돼야겠다. 민간시설물은 대부분 소유주가 관리해 재난관리기관과 연계가 약하기 때문이다.

끝으로, 건축물 설계 시부터 지진 대응책을 마련하고 상황 발생 시 재난 정보를 건물 이용자나 거주자에게 어떤 방식으로 줄 것인지가 준비돼야 한다. 현재는 일률적으로 기상청에서 재난 문자가 전송된다. 불특정 다수에게 일률적인 정보 전달 방식에서 벗어나 시설물별이나 지역별 정보 전달 방식이 함께 검토돼야 할 것이다.

지진을 막을 수는 없다. 따라서 지진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을 마련하고 그 대응책을 세밀하게 수립하는 것이 전문가와 정책입안자의 임무일 것이다.

백용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복합재난연구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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