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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 치료제 피모자이드, 루게릭병에 효과"

입력 : 2017-11-17 10:56:20 수정 : 2017-11-17 10:5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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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정신병 약물의 하나로 조현병 치료에 쓰이는 피모자이드(pimozide)가 운동신경 세포가 서서히 죽어가는 치명적인 질환인 루게릭병(근위축성 측삭경화증)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몬트리올대학병원 연구센터의 신경과학 전문의 알렉스 파커 박사는 피모자이드가 루게릭병의 진행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소규모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16일 보도했다.

루게릭병 환자 25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1상 임상시험에서 피모자이드가 투여된 지 6주 만에 엄지와 검지 사이의 손바닥에 있는 모지구근(毛指球筋: thenar muscles)의 기능이 안정을 유지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파커 박사는 밝혔다.

모지구근 기능 상실은 루게릭병 환자에게 나타나는 첫 증상 가운데 하나다.

1상 임상시험에서는 또 피모자이드 고용량 투여도 내약성이 괜찮은 것으로 밝혀졌다.

파커 박사는 캐나다의 9개 메디컬센터에서 루게릭병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2상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2상 임상시험은 피모자이드의 안전성을 확인하고 6개월에 걸쳐 환자의 증상과 증상의 진행, 삶의 질을 평가하게 된다.

파커 박사 연구팀은 6년 전 다른 질병들의 치료제로 승인된 3천850가지의 약물 성분을 스크린하다가 신경근접합부(neuromuscular junction)를 보존하는 약물로 피모자이드를 추려냈다.

그 후 인간의 노화 연구에 흔히 이용되는 꼬마선충(C. elegans), 인간유전자 연구에 동물모델로 흔히 쓰이는 어류인 제브라피시(zebrafish) 그리고 쥐 실험에서 피모자이드가 신경 근육 기능 유지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임상시험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피모자이드는 지난 50년 동안 조현병 같은 특정 정신질환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널리 알려진 항정신병 약물로 값도 한 알에 9센트로 아주 싸다.

조현병과 루게릭병 사이에는 유전적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결과들도 있다.

그러나 피모자이드는 심각한 부작용이 있는 만큼 효과가 확인되기 전에는 함부로 사용해선 안 될 것이라고 파커 박사는 강조했다.

루게릭병은 운동신경 세포가 퇴행성 변화로 점차 소실되면서 근력 약화와 근육 위축으로 언어장애, 사지 무력, 체중감소 등의 증세가 나타나다가 결국 호흡기능 마비로 사망에 이르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환자의 평균 생존 기간은 2~5년.

완치 방법은 없다. 현재의 치료법은 진행을 늦출 수 있지만 위축된 근육 기능을 유지 또는 회복시키지는 못한다.

루게릭병이란 명칭은 1930년대 미국의 유명 야구선수 루 게릭이 38세의 젊은 나이로 이 병에 걸려 사망하자 그를 기리기 위해 붙여진 이름이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임상연구학회(ASCI) 학술지 '임상연구저널 인사이트'(JCI Insight) 최신호(11월 16일 자)에 발표됐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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