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에 따른 진동으로 슈퍼마켓 선반에 놓인 물건이 떨어지고 아스팔트 바닥이 갈라지는 한편 포항 흥해읍 소재 한동대 건물의 외벽이 무너져 학생들이 대피하고 있다.(왼쪽부터) |
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의 위력은 그 규모로만 볼 때 지난해 9월의 경주 지진보다 약하다. 그럼에도 진원의 깊이를 고려하면 우리 국민이 느끼는 진동과 불안감은 더 컸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실제로 서울 등에 거주하는 이들 사이에서는 경주 지진 때보다 훨씬 강한 진동을 느꼈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29분쯤 경북 포항시 북구의 북쪽 9㎞ 지역에서 일어난 지진의 규모는 5.4에 달했다.
지난해 9월12일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8㎞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에 이어 역대 두번째 규모다.
기상청 등은 지난해 규모 5.8의 경주 지진을 TNT 50만t이 한꺼번에 터지는 수준이라고 설명한다. 이에 비해 규모 5.4는 약 10만t 안팎으로 계산된다. 그럼에도 포항 강진은 진원 깊이가 비교적 얕아 체감 진동이 매우 컸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박정호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오늘 포항 지진은) 지난해 경주 지진보다 규모는 작지만, 더 얕은 곳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이 때문에 진동이 더 크게 느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 지진은 진원 깊이가 지하 11∼16㎞였으나, 이번에는 5∼9㎞로 추정된다는 게 지질연 측 설명이다. 기상청도 9㎞로 분석했다.
박 센터장은 “정밀 분석을 거쳐야겠으나, 깊이가 (경주 지진보다) 얕은 것으로 보이는 만큼 강한 여진이 있을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기상청 관계자도 “현재 정확히 파악 중이지만 깊이 15㎞이던 경주 지진보다는 얕은 곳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얕은 곳에서 지진이 발생할수록 지상에서는 더욱 진동이 크게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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