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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프리즘] 맥락을 이해하는 알고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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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1-15 21:05:47 수정 : 2017-11-15 23: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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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이 점점 고도화할수록
지능적 서비스가 제공되지만
투명성·공정성·책임성 등
사회적 이슈는 해결해야 할 난제
알고리즘의 발전으로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책, 소설, 영화, 드라마를 추천해주는 온라인 추천시스템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온라인 쇼핑 시 구매자가 관심 있을 만한 물건을 보여주거나 기사를 읽을 때 관련 기사의 목록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많다. 넷플릭스의 성공신화에는 정교한 추천시스템을 통해 사용자 취향에 맞는 영화를 찾아주는 알고리즘의 역할이 컸다. 사용자의 성향과 관심사를 분석하고 콘텐츠 이용 행태를 자세히 관찰해 개인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알고리즘이 이제는 거의 모든 서비스에 이용되고 있다.

네이버는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콘텐츠 추천 시스템인 에어스(AiRS)에 딥러닝 기반의 인공신경망 기술인 RNN을 새로 접목하고, 이를 모바일 뉴스 판에 적용하고 있다. 에어스는 협력필터라고 불리는 콘텐츠 추천방식을 이용해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용자 그룹을 시시각각 생성해 이들이 많이 읽은 뉴스를 순위화해 추천하고 있다. 인공신경망 기술은 사용자 개인의 뉴스 소비 패턴을 학습하고, 학습을 바탕으로 예측해 맥락에 따라 뉴스를 추천한다.

신동희 중앙대 교수 인간컴퓨터상호작용학
알고리즘은 더욱더 사용자의 맥락적 상황을 이해하는 방향으로 진행한다. 사용자의 데이터를 모아 분석(데이터마이닝)하고, 이를 다른 사용자의 데이터와 비교 분석하며(협업필터링), 인공신경망을 통해 사용자와 정보 간 관계를 추론(딥러닝 모델)하는 과정을 통해 맥락적 상황을 인간처럼 이해해 나가는 것이다. 기존의 추천시스템은 사용자집단에서 개인사용자들이 많이 사용한 콘텐츠를 순위화해 추천하는데 이는 과거에 사용자들이 소비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추천한다.

이에 지금 나온 뉴스는 제외되고, 특정 이슈에 대한 심층적 뉴스에 관한 추천은 어렵다. 최근에 나온 AI를 이용한 추천시스템은 이러한 단점을 해결해 주는 방향으로 개발되고 있다. 사용자가 뉴스를 소비할 때 하나의 신문만 보는 것이 아니고 특정 이슈에 대해 다른 신문과 다양한 뉴스소스와 비교하며, 읽는 맥락적 상황을 파악해 비슷한 관심사를 실시간으로 분류하고 새롭게 나오는 뉴스도 동일한 맥락의 뉴스로 이른 시간 내에 추천하는 것이다. 뉴스, 동영상, 블로그·쇼핑 등 다양한 서비스에서 사용자가 어떤 순서로 콘텐츠를 소비했는지, 정보 탐색 순서를 체계화하고 수치화한다. AI는 이를 바탕으로 확률을 계산해 사용자가 다음에 읽을 만한 확률이 높은 뉴스를 추천한다. 앞으로 이미지, 동영상 데이터 분석이 가능해지면 이들 서비스에서도 추천서비스가 제공될 전망이다.

알고리즘의 기술적 발전에 따라 더욱 정확하고, 더 맥락적인 추천서비스가 가능해지지만 때로는 너무 과다하게 제공되는 경우도 있고 잘못된 정보로 사실을 호도하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부작용이 일어날 수도 있다. 사용자의 검색횟수에 기반한 연관검색어나 사용자의 서치경험에 기반한 자동완성기능이 해당 검색어 당사자에게는 치명적 명예훼손이나 개인정보 침해, 사생활 침해가 될 수 있다. 또 추천시스템에 의해 추천된 콘텐츠나 상품이 과연 객관적인 데이터와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투명하게 생성된 것인가 하는 이슈에 대해 명쾌한 답변을 줄 수 없다. 가령 넷플릭스가 추천한 영화나 드라마가 순전히 사용자의 경향, 성향을 바탕으로 추천된 것인지 사업자나 콘텐츠 제공자의 특정 이해관계가 반영된 것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알고리즘이 고도화하고 발전할수록 이러한 투명성·공정성·책임성 등은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일반 개인정보보호 규정(GDPR)’을 법제화하고 이를 통해 개인이 정보 수집을 거부할 권리를 보장하고 아울러 특정알고리즘에 대해 설명을 요구할 권리도 구체화하고 있다. 앞으로 유럽의 서비스업체는 데이터 주체의 거부 의사를 확인하게 되면 즉시 해당 정보를 없애야 하고, 데이터 주체와 관련해 알고리즘에 따른 자동화된 의사 결정이나 검색결과가 이뤄질 경우 그 과정에 대해 설명을 요구할 권리에 따라 알고리즘을 공개해야 한다. 알고리즘이 점점 고도화할수록 사용자에게 편리한 지능적 서비스가 제공되지만 투명성·책무성·공정성 등의 사회적 이슈는 해결해야 할 난제이다.

신동희 중앙대 교수 인간컴퓨터상호작용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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