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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전 성관계 했다'며 약혼한 男女를 때리고 나체행진 강요한 인니 주민들

입력 : 2017-11-15 13:54:55 수정 : 2017-11-15 14:4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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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혼자와 혼전 성관계를 했다는 이유로 주민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하고 있는 여성의 모습. 사진=콤파스지 캡처

인구 2억6000만명 중 90%가 이슬람교도인 세계최대 무슬림 국가 인도네시아에서 최근 혼전 성관계를 했다는 약혼한 남녀에게 나체행진을 강요한 일이 일어났다.

인도네시아는 온건 이슬람 국가이지만 최근 보수적 이슬람 율법을 강조하고 이를 어길 경우 사적 처벌을 강조하는 원리주의가 기승을 부려 사회 곳곳에서 파열음이 일고 있다. 이번 일도 이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15일 현지 일간 콤파스 등은 "인도네시아 경찰이 혼전성관계를 가진 미혼 남녀를 집단 폭행한 현지인 6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지난 11일 밤 자카르타의 위성도시인 반텐 주 탕에랑 리젠시 외곽 치쿠파 지역에서 주민 A(28)씨와 약혼녀 B(20)씨의 옷을 벗기고 거리를 끌고 다니며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커플은 B씨 집에 함께 있다가 반상회장에게 붙들려 나와 봉변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빌룰 알리프 탕에랑 지역 경찰서장은 "반상회장을 비롯한 지역 지도자들이 군중을 선동해 오히려 사태를 키웠다"면서 "이중 일부는 구경꾼들에게 피해자들의 사진과 동영상을 찍으라고 시키기도 했다"고 말했다.

사빌룰 서장은 "피해자들이 성관계를 했건 말건 그건 그들의 권리이다"며 "사진과 동영상을 유포하는 등 사건에 관여한 주민들을 찾아내 추가로 체포할 방침"이라고 했다.

심한 정신적 상처를 입은 A씨와 B씨는 현재 경찰의 보호를 받고 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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