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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NCCK 총무 "교회는 공적공간…세습은 부도덕한 것"

입력 : 2017-11-14 16:24:19 수정 : 2017-11-14 16:2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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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후 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장 취임…"자승 스님과 남북평화 포럼 추진"
김영주 총무. 한국기독교교회연합회 제공
"교회는 사회에 봉사하는 공적 공간입니다. 일반 사회에서도 기업을 넘겨줄 때에는 세금을 내는데 교회가 그것조차 없이 세습하는 것은 부도덕한 것이고 악이 되는 것입니다."

진보 성향의 개신교 교단 연합체인 한국기독교교회연합회(NCCK) 김영주(65) 총무가 퇴임을 앞두고 14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교회의 공공성을 강조하면서 부자 세습과 종교인 과세 문제 등과 관련해 쓴소리를 했다.

그는 "교회는 기독교인끼리 모이는 사적 공간이 아니라 이웃을 위해 존재하고 봉사해야 하는 공적 공간"이라며 "교회가 세습을 하는 것은 교회를 기업으로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종교인 과세 문제와 관련해서도 "목사들이 교회를 사적 공간으로 생각하고 돈을 관리하는 구조를 무시한 채 쓰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면서 "누가 봐도 정직하게 셈을 하고 운영해야 할 교회가 세무조사를 우려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정부의 종교인 과세 방침에 부정적인 일부 개신교계를 비판했다.

김 총무는 1980년대 후반부터 NCCK에서 인권위원회 사무국장, 일치협력국장 등을 지냈으며, 2010년 총무로 선출돼 7년간 NCCK를 이끌어왔다.

"살벌했던 시절 개신교계에서 운동권으로 분류되는 NCCK의 인권위원회 사무국장을 맡으면서 전국 교도소란 교도소는 다 가 봤다"고 할 정도로 사회 인권 문제에 개입하면서 정부의 견제를 받기도 했다.

북한학을 전공한 그는 남북문제에도 깊은 관심을 기울이며 민간 교류 창구로서 NCCK의 역할을 강조하며 북측과의 대화를 꾸준히 이어왔다.

김 총무는 3·1 운동 100주년 기념대회 남북공동준비위원회 조직 등 그동안 북한과 추진했던 많은 사안이 최근 남북 관계 경색으로 중단된 것을 안타까워하면서 "정부간 대화 통로가 막히더라도 민간의 통로는 끊지 말아야 한다. 한반도가 아니라면 제3국에서라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민간 차원의 남북 교류가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보적인 NCCK와 성향이 다른 그리스 정교회와 루터교를 받아들이면서 NCCK 회원 교단이 7개에서 9개로 늘고, 성소수자, 이슬람 문제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NCCK의 관심이 깊어지고 넓어진 것도 그의 재임 기간 이룬 성과로 꼽힌다.

그는 "나 역시 보수적 목사가 될 수도 있었지만, NCCK를 통해 세상을 보는 법을 배우고 세상을 통해 기독교를 보는 법을 배웠다. 진보와 보수가 함께 일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오는 20일 퇴임하는 그는 21일 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장으로 취임한다. 기독교적 시각으로 사회문제를 연구하는 단체다.

최근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직에서 퇴임한 자승 스님과 함께 남북평화를 위한 포럼을 만드는 일도 추진할 예정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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