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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무기 팔아 좋고, 일본은 최신 무기 늘려 좋고?

입력 : 2017-11-07 15:21:53 수정 : 2017-11-07 15: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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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 방문 기간 ‘굳건한 미·일 동맹’을 재확인하는 대가로 고가의 첨단 무기를 일본에 판매하며 사업가 기질을 뽐냈다. 하지만 ‘피해자’인 것처럼 보이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못 이기는 척하며 군사력 증강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어 만족스러운 거래였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일본을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6일(현지시간) 도쿄 아카사카 궁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6일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전날 미·일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우려하는 일본에 미국의 무기를 구매하라고 노골적으로 요구했다. 그는 “매우 중요한 것은 아베 총리가 (미국으로부터) 막대한 양의 무기를 사는 것이고, 그래야 한다”며 “미국은 세계 최고의 무기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F-35A 전투기 등 구체적인 무기 이름을 언급하며 직접 세일즈를 했고, “일본이 이런 무기들을 사면 미국에는 많은 일자리가 생기고 일본은 더 안전해진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에 대해 일본 정부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방위성의 한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서 공식 표명한 의미는 크다”며 “미국으로부터 더 많은 무기 구매 요구가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일본은 이미 미국으로부터 1대 가격이 147억엔(약 1433억원)인 F-35 전투기 42대를 사들이기로 결정했으며, 육상 배치형 요격미사일 ‘이지스 어쇼어’도 도입하기로 했다. 모두 고가 무기다. 추가 구매하는 만큼 예산 부담이 커진다.

그러나 아베 총리의 생각은 다른 듯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에 아베 총리는 즉각 “일본의 방위력을 질적, 양적으로 향상하기 위해 대량의 무기를 확충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미국으로부터 무기를 더 구매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가 2012년 말 재집권 이후 ‘전쟁할 수 있는 보통 국가’를 목표로 군사력 확대 노선을 걸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가려운 곳을 긁어 준 것일 수도 있다. 일본의 군사력 확대 움직임을 주변국이 우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압력’을 이유로 당당하게 무기를 확충할 수 있고, ‘방위비는 국내총생산(GDP)의 1% 이내’라는 암묵적 원칙을 깨뜨리기 위한 핑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쿄=우상규 특파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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