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대표는 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박 전 대통령의 출당에 대해 “결단의 순간에는 단호해야 한다는 원칙을 지키면서 살아왔고 그 결단에 후회를 해본 일은 없었다”며 “새로운 출발을 위해 최근에 또 한 번 결단의 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친박 청산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홍 대표는 전날인 4일에는 친박을 겨냥해 “탄핵 때는 바퀴벌레처럼 숨어 있다가 자신들의 문제가 걸리니 슬금슬금 기어나와 박 전 대통령을 빌미로 살아보려고 몸부림치는 일부 극소수 ‘잔박’들을 보니 참으로 비겁하고 측은하다”며 “이제 추태 그만 부리고 당과 나라를 이렇게 망쳤으면 사내답게 반성하고 조용히 떠나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홍 대표가 또다시 ‘바퀴벌레’라는 표현을 써가며 자극했지만 친박계는 일단 조용한 분위기다. 서·최 의원도 이날 즉각적으로 대응에 나서지 않았다. 그러나 친박계는 곧 반격에 나설 태세다. 일부 친박 의원들은 홍 대표를 공격하는 연명 성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친박 인사는 이날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품격 없는 홍 대표와 더 이상 같이 갈 수 없다”고 성토했다.
친박 청산의 남은 변수는 초선 의원들의 행보다. 의총에서 서·최 의원에 대한 출당이 부결될 경우 홍 대표는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현재는 의총이 열린다면 가결될 것이라고 보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초선 내부에서 “친박도 문제지만 홍 대표도 문제”라는 여론이 확산할 경우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 지난 1일 모임을 갖고 당내 현안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한 초선 의원들은 8일 다시 만나 입장을 정리하기로 했다. 모임의 간사 격인 김성원 의원은 1일 모임을 마치고 “(찬반이) 몇 퍼센트인지는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며 “홍 대표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한 의원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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