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박윤정의 원더풀 지중해] 백색 화려한 위용 ‘두오모’·패션요람 ‘갤러리아’… 출발부터 심쿵

관련이슈 박윤정의 원더풀 지중해

입력 : 2017-11-03 10:00:00 수정 : 2017-11-03 10:00:00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밀라노 제노바항서 출발 / 문학·예술의 중심지이자 로마의 고대 도시 / 세계 패션 이끄는 디자인 산업의 성지로 / 길 양옆으로 패션 매장이 즐비하고 런웨이서나 볼만한 패션리더들이 거리를 활보한다
밀라노 두오모.
여행 첫날, 지구 반대편으로 8시간을 거슬러 왔다. 평소 같으면 잠자리에 들 시간에 눈을 떴다. 이른 새벽이다. 시차에 익숙해지려면 며칠은 지나야 할 것 같다. 커튼을 걷어보니 창밖은 아직 어둠이 걷히지 않았다. 좁은 골목길에 가로등 불빛만이 어두운 거리를 비추고 있다. 크루즈 승선은 오후 5시여서 여유가 있다. 그 전까지 이탈리아 밀라노를 둘러볼 예정이다. 채비를 하고 아침 식사를 위하여 식당으로 향했다. 갈색머리에 속눈썹이 짙은 매력적인 아가씨가 자리를 안내하며 인사를 건넨다. ‘부온 조르노!’ 그제야 이탈리아의 아침이 실감 난다.
밀라노 두오모 광장 표지판.
새삼 설명이 필요 없는 밀라노는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 주도이다. 로마가 이탈리아의 행정적 수도라면 밀라노는 이탈리아의 경제적 수도라 불린다. 이탈리아 북부 최대 경제도시로서 유럽에서 독일 다음으로 큰 제조업 단지를 구성하고 있다. 역사 깊은 도시답게 많은 문화재와 문화시설로 이탈리아 관광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밀라노는 도시 인구의 13.9%가 외국인일 정도로 국제적인 도시이다. 더구나 세계의 패션을 이끄는 디자인 산업의 중심이자, 음악·스포츠· 문학·예술·미디어의 중심지로 각광받고 있다.
밀라노 두오모는 밀라노를 대표하는 대성당을 일컫는 말이다. 피렌체의 두오모가 붉은 지붕의 아름다운 외관에 피렌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으로 유명하다면 밀라노의 두오모는 백색의 웅장하고 화려한 위용을 자랑한다.

밀라노하면 무엇보다 두오모를 빼놓을 수 없다. 이른 아침 자연스럽게 발걸음은 그곳으로 향했다. 두오모(Duomo)는 이탈리아의 대성당을 일컫는 말로, 많은 영화의 배경이 된 밀라노와 피렌체의 두오모가 유명하다. ‘냉정과 열정 사이’의 두 주인공이 재회하는 피렌체의 두오모가 붉은 지붕의 아름다운 외관에 피렌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으로 유명하다면, 밀라노의 두오모는 백색의 웅장하고 화려한 위용을 자랑한다. 밀라노 대교구의 대성당으로 사용되는 두오모는 전 세계의 관광객들로 넘쳐났다. 
밀라노 대교구의 대성당으로 사용되는 두오모 앞 광장은 전 세계의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두오모 광장에 있는 세련된 카페와 레스토랑에서 휴식을 즐기는 관광객들.
관광객들이 넘쳐나는 대성당을 둘러보고 광장을 가로질러 밀라노의 또 다른 유명 관광지인 갤러리아로 들어섰다. 갤러리아는 건물 자체가 예술 작품이다. 이탈리아 왕국의 초대 국왕 빅토리오 엠마누엘 2세를 기념하여 이름 붙여진 이곳은 1861년에 디자인돼 이탈리아의 건축가 주세페 멘고니에 의해서 1865년부터 1877년까지 건설되었다. 밀라노 건축기술의 걸작이라 할 수 있지만 지금 이곳은 쇼핑몰로 유명하다. 세계적 브랜드인 ‘프라다’의 본점이 갤러리아 중심에 있다. 파리의 유명 브랜드 ‘루이뷔통’ 매장과 더불어 역사 있는 책방, 신발가게, 보석점 등이 나란히 있는 쇼핑 천국이다. 마치 역사를 품고 있는 현대의 밀라노를 상징하고 있는 것 같다.
밀라노 중심부의 거리를 지나가는 관광객들.
갤러리아는 이탈리아 왕국의 초대 국왕 빅토리오 엠마누엘 2세를 기념해 이름 붙여진 건물이다. 건물 자체가 예술작품인 이곳은 쇼핑몰로 유명하다. 역사를 품고 있는 현대의 밀라노를 상징하고 있는 것 같다.

갤러리아 내부를 따라 걸으니 사람들의 웅성거림 가운데 음악이 들린다. 중심에서 야외 콘서트가 한창이다. 사람들이 모여 있다. 거리의 음악을 감상하기 위한 청중들과 바닥에 그려진 모자이크 위를 빙그르르 돌고 있는 사람들이 어우러져 있다. 바닥에는 소가 디자인돼 있는데 ‘행복해지는 수소의 모자이크’로 유명하다. 이곳 움푹한 곳에 뒤꿈치를 딛고 회전하면 행복해질 수 있다는 얘기에 많은 사람이 몸을 회전시킨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에 나도 한 바퀴 돌아본다.

스칼라 극장을 가기 위하여 갤러리아를 벗어나 나온 통로는 세련된 카페와 레스토랑이 즐비하다. 대성당 앞과 갤러리아에서의 바쁜 걸음을 뒤로하고 잠시 카페에서 세련된 밀라노의 분위기를 느긋하게 즐겼다. 세련되고 말쑥한 차림으로 지나치는 밀라노 사람들과 차양에 비치는 햇살에 어우러진 이탈리아 본고장의 커피는 감탄을 자아낸다. 스칼라 극장은 이탈리아 밀라노에 있는 오페라 극장이다. 그 앞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상이 서있다. 
이탈리아 밀라노에 있는 오페라 극장인 스칼라 극장. 극장 앞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상이 서있다.
세계적인 명성에 비해 다소 평범해 보였지만, 전 세계 수많은 오페라 가수들에게는 설레는 환상의 무대일 것이다. ‘노르마’ ‘오셀로’ ‘팔스타프’ ‘나비부인’ ‘투란도트’ 등 여러 수많은 명작을 초연하였으며, 언제나 일류 지휘자와 세계적인 명가수들의 공연이 열린다. 밀라노는 주세페 베르디 등 여러 재능 있는 작곡가들이 태어난 곳이기도 하며, 특히 오페라에서 오랜 전통을 간직하고 있다. 꿈의 무대, 한정된 예술인에게 주어진 이 장소는 예술인들 못지않게 음악을 사랑하는 많은 이들에게도 설렘을 가져다준다. 공연을 경험하고 싶지만 이번 여행의 계획에는 없어 아쉬움을 남기고 발길을 돌렸다.

극장을 지나 조금 걸으며 넓게 펼쳐진 거리 양쪽으로 세련된 가게가 나란히 서있다. 천천히 멋스럽게 장식된 쇼윈도를 따라 걷다 보면 갑자기 하늘로 솟아있는 높은 탑이 눈에 들어온다. 거리를 우뚝 막고 있는 듯한 모습이 하늘과 대지를 연결하는 거대한 기둥 같다. 스포르체스코성 입구이다. 성벽은 벽돌로 둘러싸여 있다. 입구 앞은 물을 뿜고 있는 원형 분수와 말을 탄 스폴차 공작의 조각이 세워져 있다.
스포르체스코성은 15세기 비스콘티가의 성터에 스폴차가가 개축해 세웠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건설에 참여했다고 한다. 미켈란젤로의 마지막 작품인 론다니니의 피에타, 안드레아 만테냐의 트리볼치오의 성모,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트리불치아누스 코덱스 등 유명 예술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지나온 거리의 분위기와는 너무나도 다른 광경을 바라보며 다가서니 다른 세상 속으로 들어간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15세기 비스콘티가의 성터에 스폴차가가 개축하여 세운 스포르체스코성의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건설에 참여했다고 한다. 입구의 탑을 지나치면 옛 시절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큰 광장이 나온다. 스포르체스코성은 시립 박물관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미켈란젤로의 마지막 작품인 론다니니의 피에타, 안드레아 만테냐의 트리볼치오의 성모,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트리불치아누스 코덱스 등 유명 예술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미켈란젤로가 23세 때 제작했다는 작품이 로마 산피에트로 대성당에 있지만 이곳 밀라노의 ‘피에타’ 역시 많은 관광객의 사랑을 받는다.

성의 뒤편엔 광대한 부지의 센피오네 공원이 있다. 한가롭게 산책을 즐기듯 공원을 지나 다시 두오모로 발길을 돌렸다. 되돌아오는 길은 여유 있는 발걸음이라 그런지 밀라노의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길가에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자동차인 ‘페라리’가 유난히 눈에 띈다. 런웨이에서나 볼 법한 아름다운 이탈리아 미녀들이 최신 패션을 몸에 걸치고 매혹적인 향수를 풍기며 길거리 인파를 헤치고 지나간다. 세련된 이미지의 밀라노 느낌이다. 길거리 매장마다 유명 브랜드를 좋아하는 사람의 눈길을 끄는 독특한 인테리어나 디스플레이가 즐비하다. 흑백으로 통일된 듯 한 수트를 근사하게 입은 직원이 웃는 얼굴로 매장 앞에서 고객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매장에 들어서지는 못하였지만 신제품의 진열 상품을 보는 것만으로도 밀라노를 만끽하기에 충분했다.
크루즈가 출항하는 제노바항의 전경.
광장 앞에서 간단한 점심을 하고 느긋한 오후 시간을 보냈다. 갤러리아 옆 백화점에서 크루즈에 오르기 전 몇 가지 생필품을 장만하고 크루즈가 기다리는 제노바항으로 떠났다.

여행가·민트투어 대표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