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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잔 나누며] “지역 명물 알리고 일자리 창출… 1석2조 행복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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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0-29 21:31:03 수정 : 2017-10-29 21: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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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사회적기업 ‘우시산’ 변의현 대표 / 어르신 바리스타 카페로 시작 / 채용 규모 한계 느끼고 공방 설립 / 고래테마 다양한 기념품 만들어 / 청년 예술가들 재능기부로 성장 / 판로 확보해 일자리 더 늘리고 / ‘문화도시 울산’ 이미지 알리고파 따개비 고래인형부터 고래조명등, 에코백, 고래열쇠고리, 향유고래방향제까지….

울산지역 예술인들의 재능기부로 고래관광기념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곳이 있다. 그동안 고래관광 중심지 울산에는 변변한 기념품이 없었다. 예술인들은 아이디어를 내고 일자리를 얻은 어르신들과 경력단절여성, 청년구직자들이 고래관광기념품을 생산한다. 이곳 직원들은 급여 일부를 모아 이웃과 나눈다. 말 그대로 ‘착한 기업’이다.

고래인형을 든 변의현 ‘우시산’ 대표가 그동안 빈약했던 고래관광기념품을 만들기 시작한 동기 등을 설명하고 있다.
이보람 기자
사회적기업 ‘우시산’의 변의현(39) 대표를 29일 울산시 남구 무거동 끄트머리에 위치한 갤러리 카페 ‘연’에서 만났다. ‘연’은 우시산의 시작점이다. 울산 남구 사회적경제창업팀 공모로 2016년 1월부터 운영 중이다.

변 대표는 “노인복지관마다 어르신 바리스타 양성 프로그램을 많이 운영하지만 취업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자격증을 딴 어르신들이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곳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왕이면 문화예술 소외지역인 무거동 주민과 설 자리가 부족한 지역 예술인에게 문화공간을 함께 제공하기로 했다. 그렇게 머리 희끗희끗한 실버 바리스타들이 커피를 내리는 카페이자, 지역 예술가와 주민들을 위한 갤러리가 탄생했다. 같은 해 3월에는 예비사회적 기업이 됐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채용공고를 하지 않았는데도 일자리를 달라며 어르신들이 찾아오기 시작한 것이다. 바리스타를 더 채용하기에는 카페 규모가 작았고, 더 키울 수도 없었다. 다른 일자리를 더 만들어야 했다.

변 대표는 “울산은 고래도시인데 고래와 관련한 관광 기념품은 빈약했고 울산 토박이로서 항상 그 점이 아쉬웠다”며 “울산의 고래도 알리고 취약계층에게는 지속해서 일자리를 줄 수 있는 ‘마을공방’이 답이 될 것 같았다”고 밝혔다. 그는 남구와 협약을 맺었고, 고래캐릭터인 ‘장생이’를 활용한 문화관광상품을 만드는 ‘장생이 행복공방’을 운영했다.

처음에는 고래 열쇠고리와 고래 인형을 만들었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부족했다. 지역 청년작가들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창의성을 펼칠 수 있는 기회에 청년 작가들은 흔쾌히 재능기부에 동참했다. 팔찌와 자개목걸이, 보석함, 닥종이 공예품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청년 작가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고래의 꿈’이라는 주제의 전시회도 열었다. 고래가 들어간 가방과 넥타이, 텐트 등 실용적인 생활용품부터 목장갑에 형광물을 도포해 만든 고래작품과 창작뮤지컬 등 재기 발랄한 작품을 선보였다. 이 전시회는 최근까지 다섯 차례 열렸다.

청년 작가들이 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공방에서는 상품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고래관광지 장생포에 체험콘텐츠가 빈곤한 것에 착안해 고래문화마을에서 관광객을 대상으로 고래 취침등과 명함집, 에코백, 고무신, 머그컵을 만드는 체험교실도 운영하고 있다. 2명이던 행복공방 직원은 7명이 됐다.

일자리를 가진 직원들은 ‘나눔’에도 적극적이다. 급여 일부를 모아 문화소외계층에게 체험교육을 하고 있다. 울산양로원과 지역아동센터 등을 찾아가 재능봉사도 한다. 사회적기업으로 일자리를 얻은 직원이 다시 나누는 ‘재환원’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울산의 기초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사회적경제 아카데미에서 수료 전에 반드시 거쳐가야 하는 탐방코스로 잡았다. 부산과 대구 등지에서도 ‘우시산’을 배우겠다며 찾아왔다. 강의 요청도 쏟아졌다. 올 7월에는 사회적기업 인증도 받았다.

각종 크라우드펀딩 대회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크라우드펀딩은 개인 또는 단체가 자금이 필요한 이유를 공개하고 익명의 다수에게서 투자받는 것을 말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의 ‘2017 관광중소기업 모의 크라우드펀딩 1차 온라인 대회(후원형)’에서 목표율을 700% 초과 달성하며 1위를 차지했다. 고용노동부가 주최하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주관한 사회적기업 특화 크라우드펀딩 대회에서도 2회 연속 목표액을 초과 달성했다.

변 대표는 많은 판로를 확보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드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내년에는 문체부의 관광벤처기업 선정을 노리고 있다. 각종 홍보·전시에 참가할 수 있는 데다 컨설팅도 받을 수 있어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는 “울산의 옛 지명인 우시산국에서 ‘우시산’이라는 이름을 따온 만큼 울산을 대표하는 사회적기업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의 또 다른 목표는 자신이 나고 자란 ‘울산’을 알리는 것이다. 변 대표는 “산업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울산은 볼거리와 문화콘텐츠가 풍부한 ‘문화관광도시’”라며 “우시산이 울산의 문화콘텐츠를 잘 활용하면 소외계층의 일자리도 늘리고 울산을 문화관광도시로 알리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웃었다.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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