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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선] 중기장관 후보자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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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0-26 21:23:11 수정 : 2017-10-26 23:3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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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문한 부산 기장시장 끝자락에선 주차빌딩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었다. 3년여의 공사 끝에 내년 초 완공되는 이곳에는 대형 버스를 포함한 차량 200여대가 동시에 주차할 수 있다. 송인선 번영회장은 “내국인 손님은 버스를 타고도 오지만 외국인 손님이 타고 올 관광버스를 세울 곳이 없었는데 문제가 해결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날 시장 곳곳에선 쇼핑을 하고, 식사를 하는 일본인 등 외국 관광객이 많이 눈에 띄었다.

종종 들르는 서울의 한 시장은 영 딴판이다. 전체 점포의 절반가량은 문을 닫아 흉물처럼 방치됐다. 지하철 역이 바로 연결되고, 근처에 대단지 아파트가 즐비하며, 인근에 대형마트나 대형슈퍼마켓(SSM)도 없지만 이 시장은 활기를 잃었다. 최근에는 시장 주변 도로에 구청이 주차단속 카메라를 꼼꼼히 설치해 손님은 더 줄었다. 전통시장의 매출과 고객 증가에 가장 도움이 되는 게 주차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전통시장의 주차장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이유다.

박정 의원(더불어민주당, 파주을)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전통시장 주차장 보급률은 73%에 불과하다. 그런데 최근 5년간 주차장 설치·개량 지원 실적이 더 줄고 있다. 2017년 예산은 2016년에 비해 9억원 감소했다.

고객편의·부대시설도 태부족이다. 송기헌 의원(더불어민주당, 원주을) 자료를 보면 2015년 기준 전통시장 내 신용카드 단말기 설치 업체는 전체의 61.8%에 그친다. 유아놀이방은 전체 전통시장 중 6%, 수유시설 6.2%, 종합콜센터 6.9%, 고객휴게실 17.7%만이 구비되어 있다. 대형마트와 맞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골목상권을 지켜낼 지가 의문이다. 

나기천 산업부 차장
새 정부 출범 167일 만에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다시 지명됐다. 자칭 문재인호(號)의 ‘마지막 승선자’다. 돌고 돌아 대통령 선거 캠프 출신 정치권 인사라 아쉬운 감도 있지만, 대선 과정에서 중기부 신설 공약을 만든 장본인이니 기대 또한 남다르다.

중기부는 전통시장의 자영업자부터 스타트업(초기 벤처)·벤처·중소·중견기업까지 우리나라 경제 주체 대부분을 살펴야 하는 방대한 조직이다. 중기부는 또 문재인정부의 일자리 창출과 혁신 성장의 선봉이다.

걱정스러운 것은 자영업자나 소상공인, 중소기업, 벤처 경험이 전무한 시민단체 출신이라는 후보자의 한계다. 이런 우려를 아는지 홍종학 후보자 스스로도 25일 밝힌 소감에서 “겸허한 마음으로 제 자신을 돌아보고 담금질하겠다”고 했다. 달리 보면 캠프 출신 이른바 ‘실세’가 수장이 되었으니, 중기부의 정책 입안이나 입법에 힘이 실릴 것이다. 창업과 스마트공장 확산 등 새로운 산업 생태계 조성을 생각한다면 긍정적인 일이다. 후보자는 전국의 시장부터 꼼꼼히 돌아보기 바란다. 전통시장은 선거 때 정치인이 사진이나 찍으러 오라고 존재하는 곳이 아니다. 시장은 이 나라 서민의 새로운 인생의 출발점이자, 삶의 애환이 담긴 터전이다. 먹거리와 볼거리, 즐길거리가 완비된 공간이라면 금상첨화다. 찾는 이들이 불편함을 느끼면 안 된다.

나기천 산업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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