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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사분오열로 무력증 심화 / 여권견제·선거 위해 재편 필요 / 민심 얻고 새 인물 수혈하려면 / 洪·劉·安 기득권 포기 각오해야 영화 ‘미스 프레지던트’가 오늘 개봉한다. 주인공은 박정희 전 대통령 부부 덕분에 잘 먹고 잘살게 됐다며 흠모하는 어르신들이다. 카메라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전후로 태극기 집회에 참여한 이들과 ‘박사모’의 일상을 보여준다. 박정희 부녀가 부정되면 인생의 의미를 잃는다는 광팬들. 절박하지만, 과격한 극우와 거리가 먼 평범한 시민들로 그려진다. 감독은 “이들을 ‘표’로 보고 이용하는 사람들이 정말 나쁘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재판 출석을 거부하며 옥중 투쟁 중이다. ‘비운의 공주’를 연출하며 지지층 궐기를 독려하는 몸짓이다. 박사모 등 수천명은 21일 서울 곳곳에서 태극기 집회를 갖고 박근혜 석방을 외쳤다. 자유한국당 친박계는 박 전 대통령 출당과 인적 청산에 대한 저항을 시작했다. 친박 핵심 서청원 의원과 홍준표 대표가 ‘성완종 리스트’ 사건의 폭로와 진실공방을 벌인 건 내전의 신호탄이다. 갈라진 보수를 또 쪼개고 있는 박 전 대통령. ‘정말 나쁜 사람’을 작정했다.

보수의 사분오열은 문재인정권이 바라는 그림이다. ‘코드’ 국정, 적폐청산은 거칠 것 없다. 탈원전 못박기에는 오만·오기정치가 어른거린다. 야권은 무력하기 짝이 없다. 제1·2·3 야당 지지율은 모두 합해야 여당 절반이다. 야권이 지리멸렬할수록 역사적 대가는 커진다. 내년 지방선거 전망도 암울하다. 새판짜기는 선택이 아니다.

바른정당은 분당 초읽기에 들어갔다. 한국당과 합치자는 김무성 의원과 힘을 먼저 기르자는 유승민 의원. 실리의 통합파와 명분의 자강파가 결별로 치닫고 있다. 여론은 홀로서기를 응원한다.

‘염치없는 보수’ 낙인은 여전히 선명하다. ‘원죄’를 지은 한국당은 반성은커녕 책임의식조차 버린 듯하다. ‘1호 당원 박근혜’를 출당하는 것도 버거워한다. 서 의원과 최경환 의원 등 친박 청산은 구호만 요란할 뿐 현실성이 낮다. ‘노답’인 한국당에 김무성파가 복귀하려는 건 명분 없는 일이다.

혹시나 한국당이 서·최 의원을 내쫓는다면 반전을 기대할 수 있다. 상당수 친박 이탈과 역학 구도 변화를 뜻하기 때문이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쇄신 조치가 이어질 수 있어 통합파 규모가 확대될 것”이라며 “홍 대표가 출당시킬 복안을 갖고 싸움을 걸었을 것”이라고 했다. 나경원 의원은 “친박 결속력이 예전만 못하다”고 했다. 서 의원은 22일 기자회견에 친박 의원 동참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고 한다.


허범구 논설위원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결합은 나름 명분 있는 조합이다. 영호남, 중도·보수의 지역·이념 화합은 정치개혁 의미가 크다. 햇볕정책 등 안보관과 정체성 차이는 걸림돌이다. 유 의원은 “개혁보수 가치가 통합의 유일한 원칙”이라고 못박았다. 국민의당 호남 중진은 탈당을 거론하며 반발했다. 안철수 대표는 어제 당대당 통합이 아닌 정책·선거연대부터 하겠다며 물러섰다. 제동이 걸렸으나 선거가 다가올수록 통합 동력은 커질 것이다.

새판짜기에서 명분 만큼 중요한 건 사람이다. 국민들 성에 차는 인물이 없다는 게 야권의 가장 큰 약점이다. 홍 대표는 젊은 층에게 ‘꼰대’로 불릴 만큼 거부감이 강하다. 바른정당의 존재감 부재는 유 의원의 리더십 부족과 불통 탓이 크다. 창당 정신을 배신하는 김 의원은 욕먹어도 싸다. 유 의원은 “많이 서운하다”고 했다. 그래도 유 의원이 면책되는 건 아니다.

최근 오스트리아 총선에서 중도우파 국민당이 승리했다. 고루한 당을 확 뜯어고친 31세 젊은 피 제바스티안 쿠르츠를 발굴한 게 ‘신의 한수’였다. 뉴질랜드에선 37세 여성 재신다 아던 노동당 대표가 총리가 됐다.

야당 지도자는 치열한 자기혁신과 비상한 정치력을 보여야 한다. 필요하면 기득권을 포기할 각오도 해야 한다. “차기 대선 불출마 선언 등 자기를 던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박형준 동아대 교수)는 주문도 나온다. 그래야 제 욕심을 위한 야합으로 비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 의원과 안 대표가 “새로운 세력을 모으는 울타리 역할만 하겠다면 통합의 진정성을 인정받고 민심을 모을 수 있다”고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조언한다. 헌신·희생하는 감동적 리더십이 절실하다. 비워야 채울 수 있다.

허범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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