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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성형외과' 설치, 의사들이 반대…'쌍꺼풀 시술도 기내서 실밥 풀릴 수 있다'며

입력 : 2017-10-24 07:51:44 수정 : 2017-10-24 08: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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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이 명실상부한 아시아 허브공항으로 도약하고 외국인 환자 유치를 통해 외화획득에 기여한다며 추진하고 있는 환승구역내 성형외과 병원설치가 뜻밖에 의사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인천공항측은 지난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 환자는 36만4000천여 명으로 전년보다 22.7% 급증했으며 이 중 4만8000여 명(11.3%)은 성형외과 진료를 받았던 점에 착안, 성형외과 설치안을 내 놓았다.

2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이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인천공항은 제2터미널 3층 면세구역 서편에 240㎡ 규모의 성형외과 병원을 내년 1월까지 설치할 계획이었다.

별도의 입국 절차 없이 환승 구역 안에서 성형수술을 받을 수 있는 '신개념' 서비스로 항공편을 갈아타는 막간에 수술이나 시술을 받으라는 것이었다.

인천공항은 공항 내 병원이 외국인 환자를 최대한 끌어들이려는 당시 박근혜 정부의 보건 정책에 부응하는 동시에 환승객 수도 늘릴 수 있어 '도랑 치고 가재 잡는' 묘안이라 했다.

그러자 대한성형외과의사회는 인천공항측에 "시술 후 문제가 생겨 비행기를 타지 못하는 상황을 생각해봤는지 궁금하다"며 "이는 법적 분쟁의 시초가 된다"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의사회는 "간단한 쌍꺼풀 시술 후 봉합을 해도 기압 차에 의해 기내에서 봉합이 풀리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비행에 따른 피로와 면역 기능 저하로 감염 등 부작용이 속출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성형외과학회는 "수술 직후 출국하면 대처 방안이 전무하다"며 "수술 후 관리가 필수적인 의료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며 "공항 환승객 수를 늘리기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의료를 사용하는 것이 적절한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반대했다.

대한피부과의사회도 "환승객은 다음 비행시간에 쫓겨 의료 서비스를 받을 우려가 있고, 환자의 만족도가 떨어지고 국제적인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까지 있다"고 비판했다.

인천공항은 지난달 13일 제2터미널의 '환승 의료기관 운영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냈지만, 어떤 의사나 의료법인도 이에 응하지 않아 사업 무산 위기에 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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