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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민의세계,세계인] 관광객 또 오게 하는 일본의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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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0-23 21:04:14 수정 : 2017-10-23 21: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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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이후 매년 거의 400만명씩 증가
우리나라도 대대적 규제개혁 등 필요
“한번 간 사람들 또 가고 새로운 관광객도 늘어난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가 최근 일본의 관광 붐을 보도하며 내놓은 분석이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 관광객의 첫 방문도 급증했고, 중국, 한국, 대만 등 동아시아 출신 리피터(다시 가는 사람)도 꾸준히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현상이 말해주듯 일본은 지난 수년간 매년 관광객 수 및 소비액에서 신기록을 세워나가고 있다.

올해 9월까지만 약 2200만명의 외국인이 방문했다. 연말 특수까지 합치면 올해 일본의 외국인 관광객은 2800만명 이상이 될 것으로 일본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2404만명으로 새로운 기록이 작성됐다. 2013년 이후 매년 거의 400만명씩 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소비액도 9월 기준 사상 최대인 약 30조원을 넘겼다. 일본 관광청 장관은 연말까지 40조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중국 정부가 자국민 해외 쇼핑을 규제하면서 중국인 단체 관광의 ‘싹쓸이 쇼핑’이 크게 감소했는데도 나타난 현상이다. ‘좋아서 다시 방문하는’ 개인 관광객의 지출이 늘어나는 것이다.

일본 관광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에는 정부의 적극적인 진흥정책이 돋보인다. 특히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재집권에 성공한 2012년 말부터다. 총리가 직접 정기적으로 관저에서 관계부처와 아이디어를 모으고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눈에 보이는 또 눈에 보이지 않는 규제를 철폐했다. 비자면제 대상 국가를 중국과 동남아 국가로 확대했다. 장기체류 및 복수 비자도 도입했다. 숙박업소 최소객실 수 조항도 삭제하고, 민박 규제도 완화했다. 면세점을 4년 동안 4000여개에서 2만개로 늘렸다. 외국인은 곳곳에서 여권만 있으면 면세로 물품을 구입할 수 있다.

수도권 및 대도시를 벗어나 새로운 관광지와 상품 개발에도 집중 투자했다. 경쟁력 있는 지방 곳곳을 ‘뉴 프런티어’로 개발하고 상품도 만들었다. 대성공이었다. 아베 총리 재집권 이후 2016년까지 4년간 외국인 관광객은 836만명에서 2404만명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쓰고 간 돈도 약 15조원에서 30조원으로 배가 넘게 늘었다.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에는 외국인 관광객 4000만명이 90조원을 쓰도록 하겠다는 것이 아베 총리의 로드맵이다. “관광은 성장 전략의 큰 기둥”이라고 강조한 총리의 적극적 챙기기가 효과를 거둔 것이다.

더욱더 중요한 것은 정부와 국민이 합심해 만들어내고 있는 ‘오모테나시(진심이 담긴 환대)’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것이다. 일본 관광의 보이지 않는 대표상품이 됐다. 일반인까지 나서서 제공하는 서비스에 감명을 받은 외국인이 급증하고 있다. 재방문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두 번째 방문 외국인의 비율이 62%나 된다. 한국의 2016년 재방문율은 38.6%에 그쳤다. 물론 한반도의 긴장고조, 엔화약세 등의 환경도 일본의 관광객 증가에 기여했다. 하지만 2014년만 해도 일본의 외국인 관광객 수는 1342만명으로 우리의 1420만명보다 적었다. 대대적인 규제개혁, 상품 개발, 그리고 서비스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서정민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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