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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아이돌 발굴 나선 방송사들… 기획사가 뿔났다

입력 : 2017-10-23 21:24:01 수정 : 2017-10-24 10:4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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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파 등 오디션 프로그램 봇물 / KBS ‘더 유닛’·JTBC ‘믹스나인’, 가수·지망생 대거 참가… 우승팀에 데뷔 기회 / 참가 거부 땐 방송 출연에 불이익 줘… 업계 “엔터산업 독식… 갑질 문제” 방송사가 주관하는 아이돌 가수를 데뷔시키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 프로그램이 가수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연예기획사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해당 프로그램에 참가하지 않을 경우 다른 프로그램 출연을 제한하겠다는 등 협박과 강요를 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태양
크나큰
◆KBS ‘더유닛’, JTBC ‘믹스나인’ 28·29일 출격

KBS는 오는 28일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 유닛’을 첫 방송 한다. ‘더 유닛’은 전·현직 아이돌 가운데 재능을 가진 참가자들을 발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아이돌 유닛 그룹을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남녀 각각 9명씩 2팀을 결성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90여개 연예기획사, 350여명의 가수들이 참여했다. 아이돌 데뷔 프로그램 원조격인 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1’의 아이오아이(I.O.I) 정채연이 포함된 걸그룹 다이아를 포함해 달샤벳, 브레이브걸스, 와썹, 보이프렌드, 빅스타, 일급비밀, 소년공화국 등이 출연한다. 가수 비가 MC이자 멘토로 출연하며 가수 현아와 선미, 황치열, 보컬 그룹 어반자카파의 조현아도 멘토로 함께한다.

JTBC는 YG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29일 ‘믹스나인’을 선보인다. ‘믹스나인’은 YG의 수장인 양현석 프로듀서가 70여개 연예기획사를 방문해 스타를 발굴하는 프로그램이다. 가수 지망생이나 이미 데뷔한 아이돌 등 참가자 가운데 잠재력을 갖춘 남녀 9명을 각각 뽑아 최종 결승전에서 맞붙여 우승한 팀을 데뷔시킬 계획이다. ‘프로듀스 101 시즌1’ 출신 허찬미를 비롯해 아딜의 소녀, 드림캐쳐, 스텔라, 레이디스코드, 크나큰, 마이틴 등이 참가한다. 노홍철이 진행을 맡으며 양현석을 비롯해 태양, 씨엘, 자이언티 등 YG 소속 가수와 프로듀서들이 심사위원으로 나선다.

이달의소녀
최근 방송사들이 직접 아이돌 가수를 육성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 프로그램이 연예기획사에 ‘갑질’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기획사·배급사·매니저 등 업계 반발

한국매니지먼트연합과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는 ‘음악제작사연합’(이하 ‘연합’)을 구성, 방송사의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을 반대해 왔다. 방송 출연 권한을 가진 방송사가 직접 아이돌을 육성, 자사의 방송에 출연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연합 관계자는 “케이블 방송에서만 진행되던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이 이제는 공중파와 종합편성채널까지 따라서 편성하고 있다”며 “성명서를 발표하고 방송사 관계자 미팅을 주선하는 등 기획사, 배급사, 매니저와 방송사가 상생하는 방안을 마련해 왔지만 방송사는 자사의 이익만 좇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은 정부, 국회의원과 함께 방송사의 매니지먼트사업 진출을 제한하는 정책 개발 및 법률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앞서 지난 8월 ‘연합’은 성명서를 통해 “현존하는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은 엔터산업을 독식하는 권력의 횡포”라고 주장했다.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인해 대기업 및 방송 미디어의 음악산업 수직계열화가 공고해지며, 방송 미디어들 간의 경쟁으로 인한 변칙 매니지먼트의 문제점이 쏟아지고 중소기획사들은 단순 에이전시로 전락할 위기에 놓이게 된다고 지적했다.

◆방송 출연 제한, 불참 사유서 제출 등 갑질

방송사가 오디션 프로그램 참가자 모집을 위해 협박과 강요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일부 아이돌은 이미 팬덤이 어느 정도 형성돼 있어 참가를 고사해 왔는데, 해당 방송 관계자가 자사의 음악프로그램 등 방송 출연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해 억지로 참여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해외 활동과 겹쳐 참가할 수 없다고 설명했는데도 참가를 계속 압박해 해외 일정표와 계약서 등 불참 사유서까지 제출해야 했다”고 밝혔다.

프로그램 참가를 빌미로 멤버 몇 명이 참가하든 그룹 전체의 활동을 제한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걸그룹을 운영 중인 한 기획사 관계자는 “5명 중 1∼2명만 참가하는데도 다른 멤버들의 대외활동까지 금지시키는 계약을 해야 했다”며 “활동비 명목으로 한 달 500만원가량 받기로 했는데 멤버와 스태프 월급도 안 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쪽으로 쏠린 심사위원도 도마에 올랐다. ‘믹스나인’에 출연하는 한 기획사 관계자는 “어쩔 수 없이 참가하지만 심사위원들이 YG 사람들로만 구성돼 걱정이 많다”며 “애써 잘 키워 왔는데 YG에 뺏길 수도 있고, 우리 기획사만의 개성이 사라지고 ‘YG화’될까 두렵다”고 밝혔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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