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가족인 이하늬는 이날 영화 ‘범죄도시’에 강력반 형사로 출연한 배우 마동석과 함께 문 대통령으로부터 명예경찰 위촉장을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72주년 경찰의날 기념식에서 배우 이하늬에게 명예경찰관 위촉장을 수여하고 있다. 왼쪽은 이철성 경찰청장, 오른쪽은 배우 마동석. 청와대사진기자단 |
이 전 학장은 경찰대학장 시절 치안 총수인 경찰청장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2004년 12월 최기문 경찰청장이 사의를 표하면서 치안정감인 이 전 학장이 자연스럽게 차기 청장 후보군에 속한 것. 그러나 당시 참여정부 청와대 내에서 반대 기류가 형성되면서 이 전 학장의 경찰 1인자 진출은 좌절된다. 최 전 청장의 후임으로는 허준영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지명되고, 이 전 청장은 국가정보원 2차장으로 자리를 옮겨 국내 정보를 총괄하는 역할을 맡았다.
당시 이 전 학장의 경찰청장 임명을 가장 강하게 반대했던 이가 바로 문 대통령이었다. 이 전 학장의 처남인 더불어민주당 문희상 의원은 저서 ‘대통령’에서 “그때 단호하게 반대하고 나선 이가 문재인 당시 민정수석이었다”고 회상한 바 있다. 문 수석이 ‘사슴같이 선한 눈망울을 똑바로 뜨며’ “(이상업 학장이) 경력도 제일 낫고 평가점수도 가장 높지만 절대 안 된다. 대통령 비서실장(문희상) 매제가 경찰청장이 되면 과연 국민이 납득하겠나”라며 반대의 뜻을 분명하게 밝혔다는 것이다. 문 의원은 “아무리 반박해보려 해도 할 수 없는 지극히 당연하고 원칙적인 지적이었다”며 “속으로 ‘매제, 나 때문에 미안해’라고 되뇌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문희상 의원이 지난 7월 SBS CNBC 방송 ‘제정임의 문답쇼, 힘’에 출연, 참여정부 청와대 비서실장 재직 시절인 2014년 말 자신의 매제인 이상업 경찰대학장이 문재인 민정수석의 반대로 경찰청장에 오르지 못한 일화를 소개하고 있다. 방송화면 캡처 |
문 의원은 문 대통령이 당선된 후인 지난 7월에도 한 TV방송에 출연해 당시를 떠올리며 “속으로는 ‘이놈 봐라’ 하면서도 내가 말을 못 하겠는 거야”라며 “왜? 정론이니까. (문 대통령은) 어느 경우에도 정론을 얘기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에도 ‘경찰의 중립’을 강조하고 있다. 박근혜정부 시절 임명된 이철성 경찰청장을 교체하지 않은 것도 경찰청장의 법정 임기(2년)를 보장해 권력에 휘둘리지 않는 경찰 조직을 만들겠다는 취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경찰의날 기념식 치사에서 “경찰의 눈과 귀가 향할 곳은 청와대나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다”라며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으로서 다시 한번 분명하게 밝힌다. 저는 경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을 철저히 보장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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