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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평화포럼 "트럼프 방한 우리정부에 도움 안될 것…대통령 메시지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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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0-20 22:18:50 수정 : 2017-10-20 21:4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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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운전자론을 강조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문제해결의 무력감을 표출하기까지 어디서부터 꼬인 것일까.

대통령선거 기간 문재인정부의 외교안보 부문 ‘싱크탱크’ 역할을 했던 한반도평화포럼이 19일 세종문화회관 예인홀에서 ‘한반도 위기의 해법: 북미중의 전략과 우리의 선택’을 주제로 개최한 월례토론회에서는 문재인정부의 정책 행보를 두고 쓴소리와 우려가 터져나왔다. 

워싱턴에서 열렸던 한미정상회담 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2012년과 2017년 대선 캠프에서 외교 부문 공약을 다듬은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문재인정부가 첫 단추부터 잘못 꿰었다는 지적을 했다. 김 교수는 “정부가 미국과 북한에 대해 잘못 생각했던 게 있었던것같다”며 “첫 번째 한미정상회담에서 우리 정부가 미국의 오해를 풀어주려고 했던 것은 맞지 않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우리가 미국의 오해를 풀어주려고 하기보다는 미국이 문 대통령을 불편하게 느끼도록 했어야했는데 미국과의 관계를 혈맹을 강조하는 관계로 설정하는 것보다 계약관계로 끌고 갔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오해를 풀어주려는 접근법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통했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통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북한이 문재인정부의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진정성을 알아주기를 바랐던 것도 미국에 대해 오해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북한을 잘못 생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은 성급한 것이며, 이 문제를 놓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카드로 활용했어야한다는 것이 김 교수의 생각이다.

다음달 예정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방한이 한반도 위기 완화에 기여할 수 있는 변곡점이 될 수 있을까. 김 교수는 “방한 날짜가 트럼프 취임 1주년인데 그 의미를 강조하는 부분에 (상당한 비중을) 할애할 것 같다”며 “(트럼프 방한이) 한국에는 일말의 이익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한국 방문시 트럼프 발언은) 북한 비난에 집중할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공포를 유발하는 전략이 가장 잘 먹히는 공간인 한국에서 그쪽으로 계속 몰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시진핑 시대 2기를 알리는 제19차 당 대회가 개최됐지만 이를 계기로 북·중 관계나 한·중 관계가 크게 달라지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희옥 성균관대 교수는 “19차 당 대회가 한중관계나 북중관계의 변곡점이 되기는 어렵다”며 “상황이 달라진 게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사드 배치와 북핵 문제가 연동했다고 보는 우리 정부의 ‘연동론’과 두 문제를 분리해 접근하는 중국의 ‘분리론’ 사이의 첨예한 쟁점 논쟁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다”며 “당 대회를 계기로 갑자기 중국이 태도를 바꾸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중국 외교정책의 큰 특징은 최고지도자가 한번 얘기하면 그것으로 끝이라는 점인데 이를 ‘입언’(立言)이라고 표현한다”며 “토론 과정에서는 중국 공산당 내 민주주의 원칙이 작동되지만 실제 정책 변경은 굉장히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정부를 바라보는 중국 정부의 시각은 박근혜정부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외교의 경로 의존성 측면을 지적했다. 사드 문제 해법으로 이 교수는 “정치적 부담이 큰 문서합의보다 구두합의 형식을 생각해 볼만하다”고 제의했다.

이 교수는 북한이 중국 당 대회를 계기로 중국에 보낸 3문 장짜리 짧은 축전에 대해 “내용도 빈약하고 분량은 짧지만 ‘중국 공산당의 정확한 영도 밑에 중국특색의 사회주의 건설 위업 수행에서 커다란 전진’을 이룩했다는 표현이 눈에 들어온다”며 “시진핑 시대의 사상을 대체하는 이 표현이 북한이 중국에 보낸 축전에 사용된 점으로 미뤄 중국이 전당대회 개최 전에 북한에 관련 문건을 통보해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문재인정부의 외교·안보라인을 향한 쓴소리도 이어졌다.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 한반도평화통일포럼 이사장은 “지금 정부의 문제는 대통령 주변에 북한을 제대로 읽는 사람도 없고 중국을 읽는 사람도, 미국을 읽는 사람도 없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정 장관은 “대통령의 대북·대미·대중 발언이 너무 많다”며 “처음 한 얘기와 나중에 하는 얘기가 다르기도 하고 일관성이 없는데 참모들이 대통령의 메시지 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희옥 교수는 “대통령의 언어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대통령이 사드 경제보복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시진핑은 (경제보복을 하고 있음에도)보복하고있지 않다고 주장한다”면서 “대통령의 언어와 참모의 언어가 구분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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