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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적반하장에 정부는 속수무책…개성공단 기업인들 한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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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0-22 09:36:35 수정 : 2017-10-22 09:3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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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적반하장(賊反荷杖)에 정부가 속수무책으로 수세적 태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문이 닫힌 개성공단 얘기다.

통일부는 20일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방북 신청과 관련해 입장을 발표하려던 계획을 돌연 보류했다. 하루 전날인 19일 통일부는 기업인의 방북 신청 검토 결과를 20일로 예고한 상황이었다. 개성공단 기업 관계자 A씨는 “정부가 발표를 보류한다는 얘기를 언론보도를 보고서야 알았다”며 “이럴수가 있는것이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정부가 방북 신청 검토를 미적대며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것도 마뜩찮던 차에 방북 신청과 관련한 입장 발표까지 미룬다는 소식을 언론보도를 통해 접한 기업인들은 정부에 대한 실망감과 분노를 토로하고 있다. 
북한의 공단 가동 의혹이 확산하고 있는 개성공단 전경. 연합뉴스
북한이 개성공단 내 남한 기업의 의류공장을 무단 가동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은 지난 3일의 일이다. 중국의 대북 소식통 전언을 보도한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가 나오면서였다. 그로부터 사흘 뒤인 6일 북한의 대외 선전매체는 개성공업지구는 자신들의 주권구역이라며 “공장들은 더욱 힘차게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계기로 개성공단 전기공급이 어떻게 가능했는지를 놓고 여러 가지 가능성이 제기됐고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정부는 북한의 개성공단 무단가동 및 전기공급과 관련한 질문에 “사실관계를 확인해봐야 한다”는 무기력한 설명만 반복했다. 위성사진 자료에 바탕한 공단 내 수상한 움직임이 여러 차례 보도됐을 때도 되풀이했던 같은 대답이다.

북한의 대외 선전매체는 우리 정부보다 한발 빠르게 움직였다. 정부의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 검토 결과 발표가 예정됐던 20일 이른 아침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남조선 당국은 개성공업지구 문제를 입에 올릴 자격도, 명분도, 체면도 없다’라는 제목의 논평으로 치고 나왔다. 논평은 통일부가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방북 신청을 협의하는 데 대해 “제 처지도 모르는 자들의 철면피한 궤변”이라고 비난했다. 이 매체는 “남조선 당국은 저들은 물론 그 누구도 공화국의 주권이 행사되는 군사통제구역인 개성공업지구에 들여보낼 자격도 명분도 체면도 없다는 것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며 “우리의 지역에서 우리가 행사하는 모든 권리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시비하기 전에 남측 기업들에 공업지구 폐쇄로 산생된 피해보상이나 잘 해주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 정부가 기업인들의 방북 승인 검토 결과를 발표하기도 전에 북한이 먼저 선수를 친 것이다.

북한의 공단 무단가동 여부 확인 및 시설물 점검 목적의 방북 승인 신청을 원하는 기업인들 사이에서는 정부를 원망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한 기업인은 “북한이야 우리가 가는걸 막을 수도 있다지만 왜 정부가 먼저 그렇게 눈치를 보고 머뭇거리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북한이 잘못한 일에 대해서는 잘못했다고 지적하고 우리 주장을 제대로 해야할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구 눈치를 살피는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기업인들 재산권 보호는 안중에도 없는것같다”고 성토했다. 북한의 공단 무단 가동을 강력히 비난하고 태도 변화를 촉구해도 모자랄 판에 정부가 북한의 남한 무시 행태에 소극적 태도로 일관하는데 대한 쓴소리다.

김민서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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