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 빚에 허덕이고 있다. 지원해줄 가족이 없는 경우 스스로 벌어 생활을 하고 학교에 다녀야 한다. 그러다 갑자기 큰 돈이 필요해지면 대부업체의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다. 소득이 없고, 신용도도 낮기 때문에 은행 문턱을 넘기 어렵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제윤경·민병두 의원실 등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대부업체 상위 20개사 가계대출 현황을 보면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20대의 대출건수는 26만5537건, 대출잔액은 9396억원이다. 차주수 26만2508명으로 계산하면 1인당 평균 약 358만원의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대학생도 있다. 대부업체 상위 20개사가 보유한 대학생 고객은 총 151명, 대부잔액은 2억1600만원이다.
이들이 지고 있는 빚의 무게는 훨씬 무겁다. 이들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린 20대 차주 가운데 95%가 연 25%를 초과하는 대출이자를 갚고 있다. 70%가 연 25% 초과~27.9% 이하다. 현재 법정 최고이자율인 연 27.9% 이상의 금리를 적용받고 있는 사람도 25%나 된다.
이 수치는 그나마 규모가 커 나름 리스크 관리를 한다는 업체를 대상으로 집계한 것이다. 소규모 대부업체, 법망을 벗어나 있는 불법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린 청년들도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20대 파산 신청 건수는 2013년 484건에서 2016년 743건으로 크게 늘었다.
무슨 대학생 등 청년들이 대출을 받느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존재한다. 유흥비로 쓰기 위해 무분별하게 돈을 빌리는 경우도 없진 않기 대문이다. 상당수는 의식주나 학업 등에 필요한 자금을 구하고 있었다. 20대 차주의 69.8%는 생계자금 용도의 대출이었고, 주택임차(전·월세·1.6%)나 학자금(0.6%) 사유도 적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청년들의 주거 비용과 학비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청년들이 계획성 있게 돈을 빌리고 관리할 수 있도록 금융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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