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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은 수감 중 고관절 신경통으로 고초를 겪었다. 아파서 맨바닥에 앉을 수가 없었고 잘 때도 자세를 잡기 힘들어 신음을 토해냈다. 시멘트 벽으로 냉기가 스며들면 고통으로 밤을 하얗게 새우곤 했다. 지켜보던 교도소 측이 난방을 넣어 줬다. 독서를 할 수 있도록 나무 책상과 의자도 만들어 주었다. 칼잠을 자는 다른 수감자들에 비해 독방 생활은 형편이 나았다. 그것은 특혜가 아니라 감시를 위한 것이었다. 김대중 독방의 좌우 맞은편 방은 모두 빈방으로 비워뒀다. 간수 몇 명이 개미 한 마리 얼씬하지 못하도록 24시간 감시했다. 1977년 진주교도소가 그랬다.

전직 대통령 일부는 옥중에서 단식투쟁을 벌였다. 김대중은 6일간이었다. 변호사와 직계가족만으로 면회를 제한하고, 가족과 만날 때는 정치사회 현안에 대한 대화를 하지 못하도록 막기까지 했으며, 시간도 10분만 허용한 데 대한 항의였다. 1995년 구속된 전두환 전 대통령은 구치소와 경찰병원을 합해 법무부 기록으로 27일을 단식했다. 반면 노태우 전 대통령은 관식을 다 비우고 매일 108배를 했다고 한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도 특별감방에서 생활했다. 크기는 3.5평 정도인 11㎡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독방 크기도 비슷하다. 10.08㎡라고 하니 거기서 거기다. 입감하면서 “허리가 아프다” 해서 구치소 측이 매트리스를 제공했다. 독방에 밤새 불을 켜 놓아 잠을 잘 못 잔다고 한다. 국제변호사 단체가 나서 인권침해 이슈를 제기했지만 반응이 시큰둥하다. 그제 국회에서 노회찬 의원이 신문지 두 장을 바닥에 깔고 그 위에 눕는 행위를 했다. 다른 일반 수감자들이 모로 누워 칼잠을 자고 있는 마당에 인권탄압이 무슨 소리냐는 비아냥이다.

아버지 박정희는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고 했다. 딸 박근혜는 재판거부라는 정치투쟁에 나섰다. “법치의 이름을 빌린 정치보복”이라고 했다. 자유한국당에서 요구하는 자진탈당도 거부했다. 지지자들의 동정심을 자극해 구명하자는 것인가. 삶의 모든 것을 잃을 처지로 몰렸으니 인간으로서 이해는 된다. 확인되는 것은 부녀 간 그릇의 크기 차이다.

백영철 대기자 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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