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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죽음…"6명 중 1명은 환경오염탓 조기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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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0-21 14:00:00 수정 : 2017-10-21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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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대사관 ‘대기 질’ 데이터 유출 탓에 환경오염 대처 시작
전세계 사망자 6명 중 1명은 환경오염에서 비롯한 죽음을 맞았다는 보고서가 새로 나왔다. 지구촌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중국이 대기 질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것은 주중 미 대사관의 대기질 데이터가 중국인들에게 확산한 때문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지구촌 사망자 6명 중 1명은 환경오염 영향

미국 CNN방송은 19일(현지시간) 영국의 의학전문지 ‘랜싯(Lancet)’에 실린 새 보고서를 인용해 2015년 전세계 사망자 6명 중 1명꼴인 900만명이 공기, 물, 토양, 화학물질 등 직업 관련 환경오염에 영향을 받아 숨졌다고 보도했다. 랜싯이 후원하는 랜싯 환경오염·보건 위원회가 2년간의 연구 끝에 이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특히 대기오염은 650만명의 사망과 연관이 있어 인류의 죽음에 가장 큰 영향을 줬고, 수질오염은 180만명, 직업 관련 환경오염은 80만명의 사망을 불렀다고 지적했다.

환경오염에 기인한 사망의 92%는 부유하지 못한 국가에서 발생했다. 인도, 파키스탄, 중국, 방글라데시, 마다가스카, 케냐 등에서는 전체 사망자의 25%가 환경오염의 영향을 받았다.

세계은행의 올루소지 아데이 박사는 “환경오염은 가난하거나 취약한 사람들에게 불균형적으로 더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부유하지 못한 집단에서 환경오염에 따른 질병 발병률이 높고, 이에 따른 사망 사례도 더 많다는 지적이다. 아데이 박사는 특히 “아이들이 이런 위험에 가장 많이 노출돼 있다”며 “지역, 국가, 세계적으로 이런 상황을 널리 알리고 대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필립 랜드리건 뉴욕 마운트시나이 아이칸 의대 교수는 화학물질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랜드리건 박사는 “인간이 일상 생활에서 노출되는 화학물질은 수천개에 달한다”며 “우리는 그 중에 어떤 화학물질이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대기오염, 일상 생활에서도 막아내야”

최악의 사례는 환경오염에 따른 사망자가 각각 250만명, 180만명에 달하는 인도와 중국으로 지적됐다. 조기사망 원인 가운데 최고의 ‘살인마’로 지목된 대기 오염 원인은 다양했다. 특히 차량이나 산업체에서 배출되는 유해가스뿐만 아니라 난방과 요리를 위해 집에서 태우는 연료도 대기오염의 주 요인으로 지목됐다. 오염된 대기 노출은 심장병, 뇌졸중, 폐암, 만성폐쇄성질환 등 전염성이 없는 질환으로 이어졌다.

수질 오염은 주로 전염병을 불렀다. 사업장 내 공해는 방광암(염색공장), 폐암(석면 사용 공장) 등 다양한 범위에서 비전염성 질환을 유발했다. 랜드리건 박사는 수질오염이나 나쁜 실내공기에 따른 사망자는 줄고 있지만 산업화와 관련한 사망자는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美대사관 대기 질 측정치 유출 없었다면 중국은...

랜드리건 박사는 중국 당국이 대기오염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배경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앞두고 중국의 대기 질은 국제사회의 관심을 받았다. 중국 환경보호청 (Ministry of Environmental Protection)이 공기 질이 우수하다고 보고한 지 며칠만에 스모그가 파란 하늘과 건물의 형상을 모조리 가려버렸기 때문이다.

이에 주중 미국 대사관은 공기 질을 측정할 수 있는 장비를 구비했고, 나중에 휴대용 공기 질 측정기 3대를 추가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당시 ”미 환경보호청(EPA)과 긴밀히 협력해 중국 대사관 옥상에 공기 모니터링 장비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중국 당국이 발표한 대기 질에 비해 미 대사관의 자체 측정 결과가 형편없었다는 점이다. 초기에 중국인들은 미 대사관이 중국을 음해하는 것으로 평가절하했다.

미 대사관의 대기 질 측정 결과는 인터넷에 능통한 중국 아이들에 의해 대륙에 폭넓게 퍼지기 시작했다. 중국인들이 대기 질 측정 장치를 구비해 자체 테스트를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다. 중국인들은 자체 테스트 결과를 인터넷을 통해 공유했고, 대륙의 대기 질이 나쁘다는 사실도 순식간에 퍼졌다.

랜드리건 박사는 “중국인들이 대륙의 대기 질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것은 중국 정부가 무엇인가를 하기로 결정하게 된 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며 “중국은 이제 대기 오염 제어 기술에 있어서 큰 진보를 이뤄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국 사례는 전세계로 퍼져나갔다고 덧붙였다. 100달러 정도면 구입 가능한 신뢰할 만한 대기 질 측정 장비 탓에 전세계 시민들이 대기오염 데이터를 수집하는 ‘시민 과학자’가 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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